살구나무 정원 오월, 어느새 살구철인가 보다. 노점상에 발그레 잘 익은 살구가 바구니마다 그득하게 담겨있다. 보자마자 입안에 고인 침을 삼키려니 내 시선이 살구에 꽂힌 것을 알아차린 과일장사는 얼른 다가와 살구를 먹어보라고 손에 쥐어준다. 어찌 거절하랴, 못이기는 척 입에 넣어본다. 음... 이럴 수가... 절로 웃음이 나온다. 신맛은 어디로 갔는지 달콤하고 향기로운 살구 하나가 나를 온통 행복감에 휩싸이게 한다. 한바구니 그득 담아 사들고 오는 발걸음이 붕붕 뜬다. 이걸 입에 물고 활짝 웃을 식구들 얼굴이 떠올라서다. 친정집 팔판동 기와집 한옥 마당에 있던 살구나무가 떠오른다. 새봄에 꽃이 활짝 필 때 대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서면 흰 꽃 가득한 마당에서 그윽한 살구향에 내 몸이 휘감기며 하루의 피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