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은 인생을 살아온 벌일까. 엘리베이터에서 윗층에 사시는 교수님을 뵈었다. 운동복 차림인데 아침산보를 다녀오시는 길인 것 같다. 인사를 드리니 손을 내저으며 귀를 가리키신다. 보청기를 안 해서 듣기가 어렵다는 뜻인가 보다. 팔순이 넘으니 건강이 나빠져 한심하다고 한숨을 쉬신다. 교수님은 대학 강단에서 반생을 보내시며 저서도 많지만 특히 고전음악 들으며 독서하는 일이 유일한 취미셨다. 그런데 요즈음 그저 동네산보가 유일한 소일거리일 뿐, 보청기를 해도 귀가 어둡고 시력까지 나빠진 상태라 독서나 음악도 즐기지 못하신단다. 의사소통이 어려우니 보호자 없이는 외출이 어렵고 일상생활은 물론 부부간에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불편하시다. 그분의 학문적인 업적을 생각할 때 노인 한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이 하나 없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