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 이문조 연 꽃 - 이 문 조 연잎에 맺힌 이슬방울 또르르 또르르 세상 오욕에 물들지 않는 굳은 의지 썩은 물 먹고서도 어쩜 저리 맑을까 길게 뻗은 꽃대궁에 부처님의 환한 미소 혼탁한 세상 어두운 세상 불 밝힐 이 자비의 은은한 미소 연꽃 너밖에 없어라. 명 시 산책 2015.07.13
감각 ...랭보 감각 - 랭보(Arthur Rimbaud 1854~1891) 푸른 여름날 저녁 무렵이면 나는 오솔길로 갈 거예요 밀잎에 찔리며 잔풀을 밟으며 꿈꾸는 사람이 되어 발치에서 신선한 그 푸름을 느낄 거예요 바람이 내 맨머리를 흐트러뜨리도록 내버려둘 거예요 나는 말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거예.. 명 시 산책 2015.07.13
무궁화 무 궁 화 - 박 두 진 빛의 나라 아침 햇살 꽃으로 핀다. 머나먼 겨레얼의 굽이쳐 온 정기, 밝아라 그 안의 빛살 은은하고 우아한, 하늘 땅이 이 강산에 꽃으로 핀다. 초록 바다 아침 파도 물보라에 젖는다. 동해, 서해, 남해 설램 오대양에 뻗치는, 겨레 우리 넋의 파도 끓는 뜨거움, 바다여 그.. 명 시 산책 2015.07.10
아끼지 마세요 아끼지 마세요(하트) -나태주 시인-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하트)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브이) 그러다 그러다가 철 지나면 헌옷 되지요...(브이)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하트) 마음 속에 들어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 명 시 산책 2015.07.01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 이 해 인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우리 모두 꽃이 됩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작은 평화 작은 위로 살며시 피어납니다 “벌써 꽃이 피고 있어요” 밝게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도 꽃향기 묻어나고 “이젠 꽃이 지고 있어요” 슬프게 말하는 이의 목.. 명 시 산책 2015.07.01
오규원의 시들 간판이 많은 길은 수상하다 서울은 어디를 가도 간판이 많다. 4월의 개나리나 전경(全景)보다 더 많다. 더러는 건물이 마빡이나 심장 한가운데 못으로 꽝꽝 박아 놓고 더러는 문이란 문 모두가 간판이다. 밥 한 그릇 먹기 위해서도 우리는 간판 밑으로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한다. 소주 .. 명 시 산책 2015.06.02
늘, 혹은 / 조병화 늘, 혹은 /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명 시 산책 2015.06.02
안개/ 오규원 안개/ 오규원 강의 물을 따라가며 안개가 일었다 안개를 따라가며 강이 사라졌다 강의 물 밖으로 오래전에 나온 돌들까지 안개를 따라 사라졌다 돌밭을 지나 초지를 지나 둑에까지 올라온 안개가 망초를 지우더니 곧 나의 하체를 지웠다 하체 없는 나의 상체가 허공에 떠 있었다 나는 이.. 명 시 산책 2015.06.02
5월, 그날은 - 이명희 5월, 그날은 이명희 5월은 황금 수레를 타고온다. 사랑을 안고 선물을 안고 붉은 카네이숀을 뿌리며 온다. 5월은 태양을 안고온다. 어머니빛으로 아버지 빛으로 다시돋아나는 생명으로 온다. 5월은 사랑 그 하나의 빛이고 하나의 노래다 명 시 산책 2015.05.08
시를 쓰며 오십년의 세월이 흘러가니..... 2013.12.21에 과천시 노인복지관 시동아리 모임의 회원 몇이서 군포중앙도서관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우리에게 시를 지도해주신 은사이신 김선생님께서 원로시인으로서 좋은 소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존경하는 선생님의 기쁜일이라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뻐하며 곱게 차리고서 출.. 명 시 산책 2013.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