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피려하고 꽃도 피려 하고 - 金 壽 長 꽃도 피려 하고 버들도 푸르려 한다 빚은 술 다 익었네 벗님네 가세그려 육각(六角)에 두렷이 앉아 봄맞이를 하리라 오려논 물 실어두고 면화(綿花)밭 매오리라 울 밑에 외를 따고 보리 능거 점심 하소 뒷집에 술이 익거든 외자일 망정 내어라 강호(江湖)에 추절(秋節)이 드니 .. 명 시 산책 2010.05.28
꽃의 이유 -마종기 모란 꽃의 이유(理由) - 마 종 기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명 시 산책 2010.05.23
꽃지는 저녁 꽃지는 저녁 [정호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명 시 산책 2010.04.27
해마다 봄이 되면 - 조병화 박일용 개인전 - 인사갤러리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어머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어머님 말씀 항상 봄처.. 명 시 산책 2010.04.23
우리는 질문하려다 사라진다 우리는 질문하려다 사라진다 [Pablo Neruda] 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한 물감을 사는 것일까 어디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는 것일까 어디서 석탄은 잠들었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는가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맨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의 향을 퍼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오렌.. 명 시 산책 2010.03.22
아버님의 일기장 / 이동순 아버님의 일기장 / 이동순 아버님 돌아가신 후 남기신 일기장 한 권을 들고 왔다 모년 모일 "終日 本家" ''종일 본가''란 하루 온종일 집에만 계셨다는 이야기다 이 "종일 본가"가 전체의 8할이 훨씬 넘는 일기장을 뒤적이며 해 저문 저녁 침침한 눈으로 돋보기를 끼시고 그 날도 어제처럼 "종일 본가"를 .. 명 시 산책 2010.03.13
봄눈 - 백성동 봄 눈 - 백 성 동 하늘이 내려앉는다 흰 소복 차림으로 한 번에 내려앉는다 지난 겨울 여한이 얼마나 남았길래 그 시간들 다 끌고 내려앉는가 하늘이 덮어버렸다 해가 지면서 땅위 검은 것들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그 중에 나의 잠도 있어 이 밤 뜬눈으로 하얗게 지새고 있다 봄은 데리고 왔는지 이제 물.. 명 시 산책 2010.03.12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 천 양 희 구두 닦는 사람의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명 시 산책 2010.02.03
첫마음 첫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 명 시 산책 2010.01.15
당신이 진정 바라는것 - 맥스 어만 진정 바라는 것 - 맥스 어만 소란스럽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침묵 안에 평화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포기하지 말고 가능한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도록 하십시오. 조용하면서도 분명하게 진실을 말하고,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십시오. 그들 역시 할 이야기가 있을 테니.. 명 시 산책 2010.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