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여, 울지 마소서!♥ 정호승 일본이여, 울지 마소서!♥ 일본이여, 울지 마소서 일본이여, 일어나소서 지진으로 무너진 땅에도 꽃은 피고 쓰나미로 쓰러진 해안에도 갈매기는 납니다 2011년 3월 11일 센다이 동쪽 바다 그 거대한 지진의 파도 무서운 속도로 해안을 삼키고 마을을 삼키고 자동차와 기차를 장난감처럼 삼키고 원전을 .. 명 시 산책 2011.03.19
민들레를 사랑하는법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류시화] 어떤 사람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는 흙을 가져다 붓고 자신이 좋아하는 온갖 아름다운 씨앗들을 심었다 그런데 얼마 후 정원에는 그가 좋아하는 꽃들만이 아니라 수많은 민들레가 피어났다 민들레는 아무리 뽑아도 어디선가 씨앗이 날아와 또 피어났다 민들레를.. 명 시 산책 2011.03.17
추운 봄날 추운 봄날 [황인숙] 요번 추위만 끝나면 이 찌무룩한 털스웨터를 벗어 던져야지 쾌쾌한 담요도 내다 빨고 털이불도 걷어치워야지. 머리를 멍하게 하고 눈을 짓무르게 하는 난로야 너도 끝장이다! 창고 속에 던져넣어야지. (내일 당장 빙하기가 온다 해도) 요번 추위만 끝나면 창문을 떼어놓고 살 테다. .. 명 시 산책 2011.03.14
경도 압천/정지용 경도 압천(京都 鴨川) - 정 지 용 압천 십릿벌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날이 날마다 임 보내기 목이 잠겼다… 여울 물소리… 찬 모래알 쥐어짜는 찬 사람의 마음 쥐어짜라 부숴라 시원치도 않아라 여뀌풀 우거진 보금자리 뜸부기 홀어멈 울음 울고 제비 한쌍 떴다 비 맞이 춤을 추어 수박 냄새 품어오.. 명 시 산책 2011.02.24
서시 /윤동주 서시 (序詩) - 윤 동 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1941.11.20 명 시 산책 2011.02.24
♬ 사랑 고백 / 하이네 ♬ ♬ 사랑 고백 / 하이네 ♬ 사랑 고백 - 하인리히 하이네(1797~1856) 저녁이 되어 어둠이 찾아 드니 바다는 더 한층 거세게 파도 쳤다 바닷가에 앉아 하얗게 부숴지는 파도의 춤을 바라보며 내 가슴은 바다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때 그대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에 사로잡혔다. 아름다운 모습, 그대의 모습.. 명 시 산책 2011.02.15
겨울숲 / 복효근 겨울숲 / 복효근 새들도 떠나고 그대가 한 그루 헐벗은 나무로 흔들리고 있을 때 나도 헐벗은 한 그루 나무로 그대 곁에 서겠다 아무도 이 눈보라 멈출 수 없고나 또한 그대가 될 수 없어 대신 앓아줄 수 없는 지금 어쩌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눈보라를 그대와 나누어 맞는 일뿐 그러나 그것마저 그.. 명 시 산책 2011.01.16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이해인 빨강! 그 눈부신 열정의 빛깔로 새해에는 나의 가족, 친지, 이웃들을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고 하느님과 자연과 주변의 사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결점이 많아 마음에 안드는 나 자신을 올바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렵니다 주황! 그 타오르는 환희의 빛깔.. 명 시 산책 2011.01.03
편지 / 윤동주 편지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 명 시 산책 2010.11.08
가을/ 김현승 가을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 명 시 산책 2010.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