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대추꽃

이예경 2015. 7. 14. 19:29

대추꽃 
 
겨우내 앙상하던 가지에
따스한 남쪽바람 불어와
화알짝 깨어난 꽃봉오리들
저마다 미모 자랑 잔치할때 
 
무뎌서일까 게을러서일까
죽은듯 가시만 내밀고
잎사귀조차 아끼던
느려터진 대추나무는 왜? 
 
색색의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향기로운 꽃들 다 사라진후
꽃모양도 향기도 별볼일없는 밤꽃 필때야 슬그머니 나타났네 
 
향기롭기도해라
오종종하게 작디작은 꽃이
다늦게 급했나
인해전술같이 많이도 피었네 
 
오호라 알겠다
키작고 못생긴 누구처럼
꽃이 귀할때 나타나선
꿀벌 사랑 독차지하려고 그러지 
 
불타는 태양 애타게 기다리다
그늘에선 열매도 안맺고
잎자루병걸려 잘리울망정
사랑밖에 난 몰라요 
 
작아서 안보이던 초록열매
붉힌마음 봉긋하게 부풀며
뜨거운 가을사랑 먹고 자라네 
 
알알이 맺힌
사랑의 열매들이여
꽃의 기다림을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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