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제2의인생

이예경 2013. 10. 14. 01:02

< 2의 인생 >

이 예경

칠팔십 대의 청년들이 

창작 반에 모여

시심을 익히네.

 

살림만 하다가

손자를 등에 키워 고부라진 허리 펴고

수 년 병수발로 남의 인생으로 살던 이들…….

 

암 수술로 인생관이 달라졌다며

2의 인생을 찾으려고

공직에서 호령하던 장군도 교수도 모였네.

 

이제부터 내 인생을 산다며

아련하게 사라진 첫사랑을 불러내

지금도 부끄러운 연시(戀詩)를 쓴다.

 

칠십 여년 막힌 수도꼭지에서    

줄줄이 한스러운 이야기가 졸졸 흘러내려

강물이 되어 바다로 흐른다.

 

설익은 밤송이 아픈 가시로 돋았지만

산전수전 거치면 꽃피어 향이 솔솔

밝은 세상으로 찾아가 꽃마음이 되겠지

 

동아리 시집 세상으로 날려 보냈으니

세상 사람들 내 마음 읽으며 시심이 자라겠지

2의 인생, 아름다운 시심으로 부풀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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