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아버지 어디 계셔요? 3

이예경 2013. 8. 2. 15:19

 

 


맛있는 반찬을 보시면
먼저 딸들 밥위에 얹어주시던 아버지

꽝꽝먹어야 착하지
오늘은 그말씀이 참 들어보고싶어요

 

시집간 딸이 속이 답답해서 뵈러가면

언제나 활짝 웃으시던 딸바보 우리 아버지

구십에 자리보전을 하고 병석에 계시면서도
왜 자식들 근황만 궁금하셨어요?

 

당신 아프신 곳은 깊이 숨기시고 도리어

별일없냐? 조용히 물으셨지요

시시콜콜 털어놓지않아도 안색만 보시고도
금방 해결책이 떠오르게 해주셨지요?

 

혼자 훌훌떠나 분말이 되어 백자 항아리 속에 계신거

다 알면서도 눈만 감으면 보이고 말씀하시고 웃으십니다

아무때나 어디서나 툭하면 딸들의 눈시울에

물기로 찾아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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