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반찬을 보시면
먼저 딸들 밥위에 얹어주시던 아버지
꽝꽝먹어야 착하지
오늘은 그말씀이 참 들어보고싶어요
시집간 딸이 속이 답답해서 뵈러가면
언제나 활짝 웃으시던 딸바보 우리 아버지
구십에 자리보전을 하고 병석에 계시면서도
왜 자식들 근황만 궁금하셨어요?
당신 아프신 곳은 깊이 숨기시고 도리어
별일없냐? 조용히 물으셨지요
시시콜콜 털어놓지않아도 안색만 보시고도
금방 해결책이 떠오르게 해주셨지요?
혼자 훌훌떠나 분말이 되어 백자 항아리 속에 계신거
다 알면서도 눈만 감으면 보이고 말씀하시고 웃으십니다
아무때나 어디서나 툭하면 딸들의 눈시울에
물기로 찾아오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