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현재 어디까지 오셨을까... 어느새 스무날이 지나고 있다.....
옆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아버지를 욕창방지를 위해 2시간 간격으로 돌아눕혀 드리는데 현재 등쪽에 욕창이 두 개 나서 치료중이다
입안에 끼어 말라붙기도 하는 백태를 닦아드리고 축축한 거즈를 입술에 대어 드리고 소독저 끝에 젖은 거즈를 둘둘말아 마른 백태를 불려서 닦아낸다
길게 웅얼웅얼 하실 때 재빨리 기저귀를 체크하여 대변을 치워드린다 대변색이 짙은 쑥떡 색깔이고 무르게 계속 나오는데 잔변이 나오는거라고 한다
소변줄을 체크하여 주머니에 모인 소변양을 체크하여 적은 후 갖다버린다 혈뇨로 소변색이 짙은 자줏빛이던게 노란색으로 변했을때 방광암이 나았나요 물었더니 의사는 방광이 일을 포기한거라고 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더니 지금은 색갈이 검은 녹색으로 변했다
사이사이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찬송가를 208장, 하늘가는 밝은 길이 등을 불러드리는데 아버지도 따라부르시는 옹알이 음성이 노래같이 리듬으로 바뀐다
가끔씩은 울및에선 봉선화야~ 보리수~한떨기 장미꽃 등 아버지가 옛날에 즐겨부르시던 애창곡을 불러드리면 더 좋아하신다 아버지의 옹알노래 음성이 신기해서 우리는 자주 노래를 해드린다
지루하지 않도록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를 해드리는 것이다 노래를 좀 하는 딸들이 중창으로 화음을 넣어 정성으로 부르고 있다 병실이라 크게는 못부르고 소리를 낮춰 속삭이듯 부르니 색다르다
이승을 떠날때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깜깜한 동굴같은 길을 한참 가게되고 동굴이 끝에 다다르면 갑자기 눈앞에 눈부시게 흰빛이 쏟아지면서 다른세계로 인도된다던가
그때 흑백 두가지 세력이 다가오는데 사자가 선택을 한다던가 하여튼 선택을 잘 하실 수 있도록 우리가 옆에서 계속 성경과 찬송을 불러드리면 좀 편안하게 계시다 가시지 않을까 바램을 가져본다
그런데 이웃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또 충고를 한다 그런 상태에서도 계속 영양주사를 놓고 산소호흡기를 붙이고 마이신을 투여하면 몇개월, 9개월, 2년까지도 더 사시더라고 하면서 그렇게 사시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한다
아는 노련한 간호사가 있는데 자기같으면 하루빨리 퇴원시켜 모든 병원줄을 떼고 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겠다고 한다 집에서라면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식구들에 둘러싸여 계시다가 순명하실수 있을 터인데
병원에서 팔다리에 여기저기 주사바늘을 꼽고 산소를 억지로 주입시키고 순명도 못하시게 병원에서 괴롭힘을 당하신다고 하였다 병원에서는 그럴수 밖에 없는 법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가장 편안한 방법이 집으로 퇴원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어찌하나... 머리로는 맞는말 같은데 실행에는 용단과 결심이 필요한것 같다 과연 그게 정답이라해도 쉬운 일은 아닌것 같다.
산소줄을 뗄 수 있을까... 그럼 숨을 못쉴텐데... 영양줄을 뗄 수 있을까...굶어서 돌아가실텐데...지금도 "밥줘" 하시는데... 마이신 주입을 중단하면...금방 욕창과 폐렴이 온몸으로 퍼질텐데... 진통제를 중단하면..."아파, 아파" 그러실것 같다
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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