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월요일 아침에 부랴부랴 병원에 당도하니 캐나다동생과 휴스턴동생이 있었다
밤새 별일없었고 평온했다며 이제는 산소호흡기를 떼어도 정상수치가
나온다고 했다
삼성병원에서는 병실이 없어 입원을 못한다며 다른협력병원으로 소개해주겠단다
혹시나 해서 지인을 동원하여 병실을
알아보았으나 불가능이랜다
먼저 계시던 노인병원은 약이 안되서 같은 약을 쓸 수 있는 일반병원을 찾아주었다
친정집에서
5분거리의 '친구병원'으로 정하고 앰블런스를 불렀다
아버지는 소변줄이니 이것저것 줄을 떼고 포도당과 마이신이 들은 줄만
둔채
앰블런스를 타게 되었다. 노인들 덕분에 툭하면 나도 앰블런스를 탈일이 생긴다
2005년 시어머님이 뇌졸중으로 손가락 하나
못움직일때 처음 탔을 때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던것 같은데 이후에 여러번 겪고보니 무덤덤한것같다
'친구병원'에 도착하니
폐렴이 전염성이 있으니 6인실은 안된다고 했다
처음입원하는 환자에겐 어디나 바가지를 씨우는데에 이력이나서 말없이 따랐다
3인실을
갈수밖에 없었는데 다행이 두침대가 비어서 우리는 독방같이 편하게 지낼수 있었다
간병인을 불렀더니 한달에 150만원이고 하루에는
10만원이라 한다
어머니가 펄쩍 뛰시며 딸들이 많은데 뭐하러 불렀냐고 하셨다
사실 아버지가 식사를 안하시고 링거로 해결하니 기저귀를
적시는일도 없고
몸만 닦아드리고 옆에 지키는 일말고는 일이 없는것 같다
일단 첫날엔 우리끼리 해보고 둘째날 하루만 부르기로
했다
아버지 상황이 좋아져서 엘에이동생과 휴스턴 제랑에게 올필요없다고 했더니
이미 비행기표를 끊었다 했는데 월욜 저녁과 화욜
새벽에 그들이 정말로 도착했다
회포를 나눌 새도 없이 아버지 병상에 달려와 문안을 드리고 병상을 지키며
딸 여섯에 사위 4명이 모두
모여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마침 아버지 생신 파티를 3/31에 예정했던 참이라 차리는 계획도 얘기가 오갔다
끼니는 하루세번
딱딱 돌아오니 여럿이 모여 식사를 같이 하면서 회포도 풀고
모두가 희망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간병을 교대로 하니 삼삼오오 보긴해도
다함께 본적은 없으니
대가족이 한국에 모였을때 밥을 한번 먹기는 해얄것이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나를 부르시더니 나가자고
하신다
"어디로 가시게요" 하니 "올림픽공원" 이라고 하신다
친정집이 올림픽공원옆이라 20년이상 매일 산책을 다시시던
곳이다
그러더니 집에 가자고 하셨다. 나는 화들짝 놀랬다
옛날에 시아버님께서 집에 가고싶다고 하신 다음날 운명하셨기
때문이다
애써 참고, "집에 가서 뭐하시고 싶으세요" 여쭈니
"밥 먹고 싶어. 간단하게 차려. 김치만 있으면 돼"
하셨다
아버지께서 급성폐렴 치료를 시작하신지 나흘 째....
혀끝에 음식을 느껴보신지 한참되니 시장하시고 그리울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절대로 물한방울도 입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의사의 엄명이 있으니...
목이 마르다고 하실 때마다 거즈를
적셔 입술만 축여드리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계시더니 어느새 잘근잘근 씹어서 물기를 취하신다
옆에계신 어머니는 안되요 안되요 하시며
꺼내드리는데
아버진 안 뺏기려고 결사적으로 입을 다물고 계시며 실랑이가 벌어지고
결국 입안의 거즈를 뺏기게되면 허허~
웃으신다
난 안타까워서 그냥 보기가 어렵다
이번에 치료를 마치면 음식을 드셔도 되려니 했지만
의사는 이제 음식을
잡수시는건 끝났다고 말한다
음식이던 물이던 기도에 들어가면 또 급성폐렴이 오게되고
다시 열나고 호흡곤란이 와서 돌아가시게 될거라며
폐렴이 노인들의 사망원인 1위라고 하였다
딸들은 시간나는대로 교대로 아버지께 가서 곁에서 지내며
얼굴이니 가슴이니
쓰다듬어드리고 이야기해드리고 노래도 불러드리고
내아이들만 돌보느라 못해드렸던 걸 생각하며 밀린 숙제하듯 열심히 살펴드린다
어눌하게
말씀하실땐 꼭 내아이들 애기때 옹알이 하는 모습같기도 하다
앞일을 알수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들은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며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고 마음껒 좋아하지도 못하고
아버지 상황이 슬퍼도 아버지께서 눈치를 채실까봐 마음대로 슬퍼하지도 못하며
겉으로는 희망찬 화제로 말하면서 속으로는 저린 그럼 마음으로 보내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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