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응급실에서 (5)
병원
중환자실 옆 독방에 중환자실이 차려졌다 아버지는
산소호흡기에 손가락은 집게로 집고 소변줄 무슨줄들을 주렁주렁 달고 계신다 계기판에는
실시간으로 심전도 맥박 호흡 혈압 등등 숫자로 표시되었으니 병원
중앙 컴퓨터에 연결되어 어디서든 의사는 수시로 체크가 가능할 것이다
숨이
넘어갈듯, 맥박도 흐릿하고 물한방울 삼키지 못하는 구십 노인의 상태였는데 호흡을
잡아주고 맥박을 잡아주고 링거로 온갖약을 투여하고 영양을 주입하여 생명불을
살려내었다. 100년전의
의술로는 상상도 못할 현대의술의 힘이 정말로 대단하다
옥의
티랄까 의사소통이 어려워 너무나 답답하지만 그건 인간의 욕심일 것이다 오늘까지
벌써 열흘째 가족들이 병상을 지키면서 시간이 길고도 짧다는 느낌이다 밤새
간간이 들려오는 그렁그렁 숨소리와 신음소리를 들으며 아직도
살아계시는구나 확인하며 그 옆에서 자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열흘째
접어들면서 웬지 장기전이 시작될 것같은 예감이 든다 어쨋던
급한 불은 껐다 급한 고비를 넘긴것 같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앞으로 닥칠 일들을 예상하여 준비를 하자고 했다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가서 상담을 청했다 장례용품들을
보고 어머니와 육자매가 대충 의견을 모았다 상복이니
관이니 종류가 많아 서로 의견을 내어 토론해서 정했다 원래
산소가 있는데 교통이 매우 불편하여 대중교통으로 손쉽게 갈수있는 납골당에도
가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자리를 정하고 예약을 하였다 위아래
칸에 따라 가격이 50~100만원이상 차이가 있었다 상조회라는게
있어 300만원에 무엇무엇이 포함되며 괜찮다고 누가 일러준다 동생들이
여기저기 알아보고 비교해보더니 그것도 괜찮을것 같다고 한다
여러
가지로 준비를 다 했지만 아버지께서는 여전하시다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것같이 보인다 미국에서
온 동생들은 모두 출국 날짜를 일주일씩 연기시켜놓았다
아버지
상태가 분명 호전되는게 아니면서 2주가 넘어가니 아버지의
고통을 위해서나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나 의미가 없다며 주위에서는
자손들이 회의를 해야한다는둥, 혀를 끌끌 차며 충고를 해준다 틀린 말
같지는 않은데 ...머리만 쥐가 나고 뭐가뭔지 모르겠다
어쨋든
아버지께서 병원생활로 힘드시긴 해도 멀리
떨어져살던 자녀들도 동참하여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리움을 풀고 정을 확인하고 어렵게
가시는 길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 여겨진다
아버지는
현재 어디까지 오셨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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