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함흥에서 할머니
아들 셋 서울유학 보내고 기도하며
덩그런 집에는 일꾼들, 친척들 같이 살았네
일제 말기에 장남은 학도병 나갔다가
해방되고도 한참 후에 불연듯
고향으로 돌아왔네
어린 신부 데리고 서울에서 살림 차리고
한두번 왕래하다 휴전되니 38선이 생겼네
그렇게 이산가족 된 후 60여년이 흘러갔네
장남은 서울에, 막내는 미국에서
고향에 두고 온 어미와 차남을 그리며
마음은 60여년 항상 고향 잊지 못하네
뒤늦게 미국 아들이 알아낸 고향소식
어머니는 40년 전에 돌아가셨다네
통일되어 장남이 찾아오면
산소에 흙이나 한줌 뿌려달라는 유언을 하셨다네
그 장남이 지금 90세.
지난 60여년 그 하루하루
가슴저린 사연을 언제 풀수 있을까
나이들수록 새록새록 짙어가는 고향생각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