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십자매 짝찾기

이예경 2012. 8. 1. 07:55

십자매 짝찾기

 

새장수가 골라준 십자매 한 쌍

오늘로 우리 식구 되었다

 

아이들은 배추 잎을 얻어 오고,

바닥에 모래를 깔아주며 즐겁다.

 

심장이 톡톡 그리고 따스한 감촉

매일 욕조에서 목욕도 한다

 

새장 밖으로 나오면

거실에서 훨훨 날아다닌다

 

어느 날, 새장 청소 중에 한 놈을 놓쳤다.

한달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짝 잃은 십자매가 애처로워

새 짝을 데려다 주기로 했다.

 

십자매 많은 곳에 새장을 내려 놓으니

유별나게 몸을 낮춰 애원하듯 노래하는 놈

우리 새도 화답인가 춤을 추니 얼씨구! 짝을 만났구나

 

합방한 둘이는 부리로 털을 빗어주고

나란이 앉아 온종일 정을 나누더니

 

어느날 둥지 안에 보석같은 사랑의 열매를 다섯 개

암수가 번갈아 품어 돌보네

 

길다란 목에 눈만 큰 것들로 변해

어미 입에서 삐악삐악 결사적으로 받아먹는다.

 

털이 돋아나더니 날개가 생겨 어미는 새끼를 밀어 날게 했다

자애롭지만 엄격한 위대한 어미여.

 

짝을 제대로 만나니 식구가 늘었다

어김이 없는 자연의 이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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