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한밤의 전화

이예경 2012. 8. 1. 07:53

한밤의 전화

 

이예경

한밤 벨소리에

심장은 요동 치고

겁나지만 안 받을 수도 없다

 

전화 속에서 들려오는 힘없는 소리

“얘야, 왜 이리 기운이 없니

넘어졌어. 금방 죽을 것 같아“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

벼락치듯 119를 앞세우고 가니

괜찮다고 버티시는 어머니

 

병원 응급실에서 각종 검사 다하고

결과를 보니 모두 정상이라

새벽 4시에 귀가했다

 

아버지께서 노인병원 가신 지 한 달

툭하면 전화를 하신다

이제 보니 한밤의 전화는

받는 나보다

거시는 어머니가 더 겁이 나셨던 거다

어머니를 안고 기도를 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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