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전화
이예경
한밤 벨소리에
심장은 요동 치고
겁나지만 안 받을 수도 없다
전화 속에서 들려오는 힘없는 소리
“얘야, 왜 이리 기운이 없니
넘어졌어. 금방 죽을 것 같아“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
벼락치듯 119를 앞세우고 가니
괜찮다고 버티시는 어머니
병원 응급실에서 각종 검사 다하고
결과를 보니 모두 정상이라
새벽 4시에 귀가했다
아버지께서 노인병원 가신 지 한 달
툭하면 전화를 하신다
이제 보니 한밤의 전화는
받는 나보다
거시는 어머니가 더 겁이 나셨던 거다
어머니를 안고 기도를 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