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이예경
봄바람 사잇길로
꽃봉오리 올라오면
기별없이 오시는 손님
나 열 받아
온몸의 근육이 욱신욱신
밤새 신음이 어둠을 익힌다
비몽사몽을 헤메다
개처럼 컹컹 짖다가
뜨끔대는 귓속의 슬픈 노래 듣는다
떠난 듯 하다가 머물고
애간장을 태우면서
천천이 가려고 빙빙
돌고 도는 인생길 똑바로는 안되나
허점을 파고 드는 악재들
지고 돌아서면 안되지
어쩌다 사는 길이 비틀리나
일 하나 마쳤다고 나사가 풀렸나
정신줄 당겨 나사를 조인다
마음 벗이여 오라
꽃피는 봄을 향유하자
머뭇거리던 불청객은 사라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