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봄에 온 불청객

이예경 2012. 8. 1. 07:52

불청객

이예경

 

봄바람 사잇길로

꽃봉오리 올라오면

기별없이 오시는 손님

 

나 열 받아

온몸의 근육이 욱신욱신

밤새 신음이 어둠을 익힌다

 

비몽사몽을 헤메다

개처럼 컹컹 짖다가

뜨끔대는 귓속의 슬픈 노래 듣는다

 

떠난 듯 하다가 머물고

애간장을 태우면서

천천이 가려고 빙빙

 

돌고 도는 인생길 똑바로는 안되나

허점을 파고 드는 악재들

지고 돌아서면 안되지

 

어쩌다 사는 길이 비틀리나

일 하나 마쳤다고 나사가 풀렸나

정신줄 당겨 나사를 조인다

 

마음 벗이여 오라

꽃피는 봄을 향유하자

머뭇거리던 불청객은 사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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