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이예경
뜨거우면서 시원한 순간은 잠시
발은 뜨겁고 눈이 화끈거리며 아파오고
머리까지 멍 해진다
녹두알 같은 땀방울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땀구멍이 모두 열리고
피부는 벌겋게 부풀어 오른다
내 살이 다 녹아버릴 것 같다
심판을 기다리는 연옥이 이럴까
피를 흘린 듯 나른하고 혼미해진다
친구 따라 들어갔다가
더 이상 못 참고 나와 버렸다
아, 연옥에서 탈출했다
남들이 좋댄다고
아무데나
따라 들어 갈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