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사우나

이예경 2012. 8. 1. 07:38

사우나

 

이예경

뜨거우면서 시원한 순간은 잠시

발은 뜨겁고 눈이 화끈거리며 아파오고

머리까지 멍 해진다

 

녹두알 같은 땀방울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땀구멍이 모두 열리고

피부는 벌겋게 부풀어 오른다

 

내 살이 다 녹아버릴 것 같다

심판을 기다리는 연옥이 이럴까

피를 흘린 듯 나른하고 혼미해진다

 

친구 따라 들어갔다가

더 이상 못 참고 나와 버렸다

아, 연옥에서 탈출했다

 

남들이 좋댄다고

아무데나

따라 들어 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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