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그때 그 시절 1

이예경 2012. 7. 29. 23:54

그때 그 시절

 

당신은 회사원, 나는 철부지 신부감

그렇게 한국에서 만났지마는

당신은 철부지 대학생, 나는 직장인으로

신혼생활이 미국에서 시작되었지요

 

그러다 준비도 안된 부모가 되었지요

출근길에 세식구가 함께 집을 떠나면

엄마는 아빠를 학교앞에 내려주고

아가를 먼 동네 한국할머니 댁에 맡기고

 

직장에서 일하다가 퇴근할 때는 까꾸로

먼저 아가를 데려오고

나중에 학교앞에서 아빠를 만나지요

 

아가는 이웃 할머니 손에서 일찍 그리움을 익혀

엄마 아빠를 보면 벌떡 일어나 반기고

아빠는 학교앞에서 정시에 모녀를 기다립니다

 

어느날에는 아기 사정으로 시간이 늦어  

안그래도 기다릴 아빠를 걱정하며 도착하니

우르릉 꽝! 지금 오면 어떡해!

아가는 아빠의 고함에 놀라 울고

엄마는 이해못하는 신랑이 야속해서 울고

 

엇갈리면 기다리다 화도 나고

교통사고인가 뭔가 가슴이 터질 것 같아

기다리며 머릿속에서 소설을 10권이나 썼대요

 

사는 것은 우여곡절을 건너가는것

서로가 부모노릇 아가노릇도 제대로 못해

정해진 법도는 없이 멋모르고 살았지요

잘살려고 이역만리 고생도 자처하고

비빌곳 없던 그때 그 젊은 시절이 다 지나갔네요

 

그 새 산천은 네번이나 변했고

그 아기가 어느새 우리처럼 아이를 키우며 사니

옛날이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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