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아버지 1

이예경 2012. 7. 29. 23:35

아버지

 

88미수를 맞으신 아버지

귀, 눈, 말씨까지 어눌하시더니

거동조차 힘들어 하시네

 

대신 아파드릴 수도 없고

좁은 가슴으로 포근하게 안아드릴 수도 없고

겨우 안마를 해드리며

큰사랑 갚을 길 없어 웁니다

 

아버지 너른 등에 업혀 흔들리며

안심하고 잠들어 꿈꾸던 시절

그 믿음직한 아버지는 어디로 가셨나요

 

지금은 꿈에서만 만날 수 있네

천천이 달빛 밟고 오셔요. 넘어지시면 안되요

삼청공원에 산책 가셔야죠

 

팔그네 타고 무등 타고 만져보려던 구름

오늘 둥실 떠있는 하늘 보니

아버지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자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바람 지난 후    (0) 2012.08.01
그때 그 시절 1  (0) 2012.07.29
엄마 없는 밤 1  (0) 2012.07.29
어머니의 정원 1  (0) 2012.07.29
등을 펴세요 1  (0) 201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