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 지혜

아이가 동생을 볼때는.......

이예경 2010. 3. 30. 18:44

아기는 출생 후 1 - 2년 동안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으면서 자란다.

자기가 눈을 뜨면 해가 올라오고 자기가 ‘배고프다‘라고 칭얼대면 입에 젖이 들어온다. 소변이나 대변을 싸고 불편해서 울거나 칭얼대면 엄마가 달려와서 ‘예쁘게도 쌌네’ 하면서 기꺼이 치워 주신다.


 

이런 생활을 1, 2년을 지속하다가 동생이 태어난 것이다. 이상하게 조끄맣고 꼬물거리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기, 큰 아이는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엄마가 아기한테 관심을 많이 쏟고 친척이나 손님들이 오셔서 누구보다도 먼저 아기를 들여다보거나 아기 선물만 가져 오는 등, 마치 자기는 소외되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을 느낄 때가 많아진다.


 

더구나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인다고 아기한테 꼭 붙어 있고 큰 아이가 아기를 만지거나하면 저리 가라는 소리를 하는 등 정말 배반당한 느낌이 들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지금까지의 자기 생활이, 자기 인생이 온통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엄마를 향해서는 배신감, 배반감을 강하게 느끼게도 된다.


 

이러한 어렸을 적의 가슴 아픈 경험은 많은 어른들이 나중에 정신분석이라는 치료과정을 통해서 기억해 낼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이러한 심적 고통의 경험이 그 사람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성인이 된 후 사회생활에 좋지 않은 영양을 미치기도 한다. 그만큼 어릴 적의 가슴 아팠던 기억은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동생을 본 후에 엄마나 주위의 어른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가?

우선 이러한 큰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가 느끼는 감정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는 무엇보다 큰 아이를 치켜세워주어야 한다. ‘너는 말도 잘하고 엄마 심부름도 잘 하고 잘 하는 게 너무 많다.

동생 아기는 언제 너만큼 이렇게 착하고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이 될까’ 라는 말을 하루에도 여러 번 해 주면 좋다. 기특한 언행을 하면 칭찬을 많이 해주고 ‘역시 네가 최고다. 너 때문에 엄마는 기분이 좋다’ 등등의 말을 자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큰 아이가 동생 때문에 느끼는 소외감, 배신감은 아주 강렬하기 때문이다. 또 동시에 ‘너는 심부름도 잘하고 말도 잘하니까 엄마랑 같이 아기동생을 돌보아주자’ 라는 인식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큰 아이의 머리와 가슴속에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나는 참 좋은 사람이래, 나는 할 줄 아는 것도 많대. 그러니까 동생 아기를 내가 좀 돌봐주고 가르쳐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끔 부모님이 만들어 주셔야 한다.

동생과 엄마랑 같이 소아과에 온 2,3세의 아기는 거의 모두 동생 아기를 의사에게 선물로 주고 자기만 엄마랑 집에 돌아간다고 말하고,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 버리고 가도 좋다고 말하는 아기도 있다. 동생을 본 큰 아이의 솔직한 심정이다.

동생 아기도 자라면서 형을 느끼게 되고 형과 경쟁을 하거나 형을 밀치려고 하는 감정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형제간의 감정을 심리학에서는 형제간의 알력(갈등)이라고 말한다. 형제간의 갈등은 고대로부터 많이 알려져 왔고 기독교의 성경뿐만 아니라 많은 문학에도 나와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형제간의 갈등과 알력을 부모, 특히 엄마가 현명하게 해결을 해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형제가 독립심을 가지면서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고 또 동시에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덮어놓고 형보고만 동생에게 양보하라고 하거나, 갈등이 생겼을 때 형만을 나무라는 등의 편애적인 부모님의 행동은 형제간의 갈등을 더 부추기는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