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 지혜

애착 학설(Attachment Theory), 모성 결핍(Maternal Deprivation)

이예경 2010. 2. 15. 16:28

이 두 학설은 1950년경 볼비(Bowlby)에 의해서 제창된 학설이다.

즉, 아기는 출생부터 선천적으로 한 개인(대개의 경우 엄마)과 강력하고 특수한 애착 관계를

확립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출생하며

이는 아기의 행동에 울음, 미소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령적으로 6-8개월부터 나타나는 분리불안이나 이방인 불안도 이러한 애착 관계 확립에 따르는 것이다.

이러한 일차적 인물과의 애착 관계는, 차후에 엄마 아닌 다른 개인과도 애착관계를 만들도록 발전하지만

엄마와의 애착 관계는 그 강도와 유일성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영향력이 크다.

 

엄마와의 애착 관계는 아기의 사회성 발달,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며

이러한 애착 관계가 불확실하게 만들어지거나 깨여지는 경우에는

심리 발달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차성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거나 파괴되는 경우를 모성 결핍이라고 한다.

모성 결핍은 주로 전쟁후의 고아나 고아원 같은 기관 등

극도로 결핍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서 주로 나타난다.

 

역사적으로 보면 모성 결핍은 2차 세계 대전 후에 애착 학설보다 먼저 나왔고

그 후에 더 근본적인 애착 학설이 제창되었는데

현재는 모성 결핍보다는 애착 학설이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학설의 영향으로 서구사회에서는 1960년경부터

부모 없는 아기를 양육기관에 넣기보다는 수양부모에게 맡기고

아기가 장기간 병원이나 기관에 입원하는 경우에도

부모가 자유롭게 아기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모성 결핍을 엄마와 아기의 일시적이고 단순한 격리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어서

우려를 가져 오기도 한다. 즉 몇 시간 아기가 엄마와 격리되거나

엄마가 매순간 정성스럽게 아기를 돌봐주지 않는 경우에도 모성 결핍 운운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몇 시간 엄마와 아기가 격리되는 것보다

그 후에 엄마와 아기가 만나서, 또는 평소에

얼마나 밀착되고 따뜻한 관계를 갖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그와는 반대 현상으로 최근 소위 ‘과학적’, 혹은 ‘서구식’ 육아라는 미명아래,

아기가 울어도 금방 어른이나 엄마가 돌보아 주지 않고,

손을 타게 된다고 안아 주지 않고,

시간을 지킨다고 혹은 밤중수유가 나쁘다고 배고픈 아기를 울리고,

또 밤에는 4개월 정도의 어린 아기에게 혼자 자도록 강제 수면 훈련을 시킨다면

그 아기는 과연 어떤 성격으로 자라게 될 것인가.

이러한 비뚤어진 육아 방식이야말로 현대판 모성 결핍을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되기도 한다,

이로 인하여 차후 개인적 심리 문제, 나아가 사회적 문제가 생길지 않을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