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 지혜

아기들의 손빨기와 노리개 젖꼭지

이예경 2010. 1. 23. 21:06

아기들은 입안이나 입 주위를 자극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지는데 이를 두고 구강기 행동이라고 한다. 대강 생후 1년 정도이다. 이 시기에는 입에 무엇이든지 집어넣거나 덮어 놓고 빨고 싶어 한다.

대개 만 1세가 지나면 이러한 빨기 욕구가 발달의 다음 단계인 항문기로 바뀌어 지고 정상적으로는 빨고자 하는 욕구는 약화된다.

 

빨고자 하는 욕구는 원래 아기들의 영양섭취를 위해서, 다시 말해, 먹고 살아남기 위해 갖고 있는 강한 본능이다. 자신이 먹거리를 직접 찾을 수 없는 무능력 상태로 태어난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이런 정도의 본능이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본능은 아주 강하기도 하다. 절대 굶어 죽지 않으려는 의도가 느껴지기도 한다.

 

빨려는 욕구의 목적을 생각하면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포만감이 생긴 다음에는 이런 빨기 욕구는 없어져야 하고 대개의 아기들은 그렇게 행동한다. 다만 아기에 따라 많이 먹고 포만을 느낀 다음에도 그냥 기분 좋기 위해 빨기를 계속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손가락 빨기 버릇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차이가 많다.

 

손가락을 빨기 시작할 때에는 입안을 자극하는 느낌을 좋아해서 시작하는데 일정기간 지나면 손가락에 오는 느낌도 좋아하게 되고 입안의 기분 좋은 느낌보다 손가락의 느낌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이 습관을 고치기가 아주 어려워진다.

 

손가락 빨기는 1세 이전의 영아기에는 어느 정도 정상인데 그 후로도 지속하면 치아의 배열이나 손가락 기형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치아 배열뿐 아니라 턱 골격 발달에 문제를 일으켜 외과적 처치를 요하기도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 습관을 없애는 방법은 부모가 아기가 손가락을 빨 때마다 아기 손가락을 입에서 빼주고 아기가 즐겁고 기분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게 같이 놀아주거나 쉽게 잠이 들도록 옆에서 토닥거리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이 해결방법이다. 역시 피부접촉이 제일 효과적이다.

 

엄마젖 먹는 아기보다 분유 먹는 아기 중에 손가락 빠는 아기가 더 많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약하다. 손가락 빨기가 모성 부족 혹은 모성 결핍의 표현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고 손가락 빨기도 다른 습관 장애처럼 자기 위안의 한 방법일 뿐이다.

 

손가락 빨기가 아주 오래 됐거나 심해서 쉽게 고쳐지지 않을 때에는 예외적으로 노리개젖꼭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즉 손가락을 빼고 엄마가 안아주면서 그래도 안 되면 노리개 젖꼭지를 입에 넣어준다. 잠시 후에는 빼주어야 노리개 젖꼭지 빠는 습관이 고착되지 않는다.

 

노리개 젖꼭지 사용에 관하여는 전문가들 사이에 완전히 합의된 의견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구강기 아기들의 구강 자극 행동에 대한 욕구는 잘 알려져 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구강기의 욕구를 너무 지나치게 만족시켜도, 또는 그 반대로 너무 만족시켜주지 않아도 심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성장하면서 성격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과도하게 구강기 욕구를 만족시켜주면 구강기 성격이 되어 매사에 자신이 책임지지 않고 타인을 탓하며 의존적인 성격 쪽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이론은 노리개 젖꼭지의 과잉 사용에 경고를 준다고 생각된다.

 

젖을 먹는 아기는 노리개 젖꼭지 사용으로 유두혼동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유니세프나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노리개 젖꼭지 사용을 금하고 있는데 분유를 먹는 아기는 이와는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즉 꼭 필요할 때에는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엄마가 어떻게 해도 아기가 달래지지 않는데 노리개 젖꼭지로 쉽게 달래지는 경우, 잠시 노리개 젖꼭지로 아기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노리개 젖꼭지 빨기 습관의 고착화를 피하기 위하여 즉시 빼주어야 한다. 그러나 아기의 요구와는 관계없이 항상 아기 입에 노리개 젖꼭지를 넣어 놓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