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 지혜

아기의 낯가림

이예경 2010. 1. 4. 17:05

“지금 9개월 2주일정도 된 남아인데요. 그런데 6개월까진 잘 자던 아이가 그 이후로 새벽에 자주 깨더라고요. 그리고 정신없이 계속 울고 징징대요. 낯가림이 너무 심해서 지난주부터 낯선 사람들과의 접촉을 좀 시도했는데요. 낯선 사람들하고 갑자기 접촉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안 된 걸까요? 낯가림이 너무 심한 아이에게 좋은 방법은 없는지요?”  

아기가 8 - 10개월이 되면 낮선 환경이나 낮선 사람에게 노출 되었을 때 그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아주 조용해지거나 아니면 울거나 혹은 좀 큰 아기라면 엄마나 부모님 뒤에 숨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을 낯가림 혹은 이방인 불안증이라고 한다. 이는 아기가 친숙함과 낯설음을 구별하게 된 것이고 낯 설 경우에는 자신의 신변에 위험의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 불안해지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어린아이들에 대해서는 불안증을 느끼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은 낯 선 아이라도  위험의 가능성을 느끼지 않아서 그렇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하여튼 이러한 불안증은 심리발달상 정상적인 현상이며 개인적 차이가 아주 크다.   

환경에 따라서 약간 다를 수가 있어서 아기 때부터 많은 낮선 사람들에게 노출된 경우, 낯가리기가 그리 심하지 않을 수 있고, 수년 동안 집안에서만 식구들과 생활을 한 아기인 경우에는 좀 심할 수도 있으나 그러한 개인적인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

부득이하게 낯선 장소나 사람에 아기를 노출시킬 때에는 처음에는 기간을 짧게 하고 곁에 엄마가 같이 있어주어야 하고 엄마가 아기를 안아주고 안심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씩 노출 기간을 늘여나가는 것은 가능하다. 이런 불안을 줄이기 위하여 낮선 장소 혹은 낮선 사람들에게 억지로 자주 노출시키는 것은 효과가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낯선 사람과의 접촉이 어떤 아기에게는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줄 수 있고 더구나 싫어하는 아기에게 강제적으로 시도하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그 스트레스 때문에 이전에 없던 행동이나 수면 장애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그 후유증이 오래 갈 수도 있다.

소수이지만 낯가림이 별로 없이 이 시기를 지나는 아기도 있다. 특별히 일찍부터 낯선 사람에 노출되지 않았는데 낯선 사람이나 장소에 별로 불안을 느끼지 않는 아기들인데 그중 일부는 나중에 낯가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개인성은 심리발달상 문제가 되지는 않고 다만 엄마가 아기를 데리고 다니기 편한 점은 있다.

'할머니의 육아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투정 - 이근  (0) 2010.01.17
애기 잠버릇, 자기전의 습관  (0) 2010.01.10
낯을 가리기 - 엄마 밝히기 - 분리불안  (0) 2009.12.28
아기 울음에 관한 연구/ 이근  (0) 2009.12.20
영아 산통  (0) 2009.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