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 지혜

아기 울음에 관한 연구/ 이근

이예경 2009. 12. 20. 00:38

전 세계에서 아기 울음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수 십 명 있는데 격년으로 모여서 학회를 열어 토론을 벌이고, 영어권에서는 아기 울음에 관한 논문이 종종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런 학회나 논문에서 울음에 관해 새로운 사실이나 주장이 나오기도 하고 나라간의 비교 등은 아주 재미있고 배울 점도 있습니다.

한국 아기의 울음에 관한 연구 논문을 살펴보면,

1. 수면 중 깨기와 울기에 관한 연구

3개월 - 2세의 한국 아기 2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밤에 한번 이상 깨는 아기는 83%, 그중 우는 아기는 28%였다. 98%의 아기는 취침 시 습관(손가락 빨기, 엄마나 자신의 머리만지기, 엄마나 자신의 몸 일부 만지기)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아기는 습관이 없는 아기보다 더 많이 우는 것으로 타나났다. 한명의 엄마만 아기의 울음을 무시하고 반응해주지 않았고 거의 모두 아기를 달래주었다. 16%의 엄마는 아기의 밤중 울음이 문제가 된다고 하였다.

(Pattern of night waking and crying of Korean infants from 3 months to 2 years old and its relation with various factors. J Dev Behav Pediatr, 1992 13:326-30)

2. 울음 양상에 대한 연구

1 - 6개월의 한국 아기들은 성장하면서 수면 기간은 짧아지고 엄마와의 피부접촉 기간은 증가하였다. 또한 아기 혼자 있는 기간은 늘어났지만 우는 기간은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아기 울음에 대한 엄마의 반응 중에 가장 흔한 것은 먹이기, 피부접촉, 무반응의 순서였다. 서구의 연구결과와 비교하면 한국 영아의 울음 기간은 짧았고 피부접촉 기간은 길었다. 영아 산통은 발견되지 않았다.

(The Crying Patterns of Korean infants and related factors. Dev Med Child Neurol 1994 36:601-7)

3. 울음의 양상

생후 2주 - 6.5개월의 아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아기가 우는 기간은 34분 - 55분이였고 이는 월령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하루 3시간 이상 우는 아기는 한명도 없었다. 60%의 엄마가 아기의 울음에 대하여 ‘분노감’을 느꼈고 이는 울음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해졌다. 핵가족보다 대가족의 경우에 아기의 울음 기간은 짧았다.

(설문지로 조사한 영아기 울음의 양상. 소아과 1997 40:1091)

4. 분유 수유아와 모유 수유아의 울음과 행동 비교

분유 먹는 아기에 비하여 젖 먹는 아기는 더 자주, 그리고 더 오래 먹었으며 총 수면 기간은 길었으나 한 번의 수면 기간은 짧았다. 젖 먹는 아기보다 분유 먹는 아기에서 저녁때 울음이 더 많았고 이러한 저녁 울음은 생후 7주에 제일 높았다. 이와 같이 분유 먹는 아기의 울음과 행동이 서구 보고와 비슷한 것은 분유 먹는 아기의 엄마가 교육정도가 더 높아 서구식의 육아 태도를 갖고 있는 것과 유관할 것으로 추측된다.

(Crying and behavior pattern in breast- and formula-fed infants. Early Hum Dev 2000 58:133-40. )

5. 기관 아기의 울음 양상

고아원등의 기관에서 자라는 아기(생후 2 - 18주)와 일반 가정에서 자라는 아기들의 울음 양상을 비교하였다. 고아원 아기의 울음 기간은 가정 아기의 2배였으며 어른과의 피부접촉 기간은 절반이었고 아기 혼자 있는 기간은 훨씬 길었다. 서구의 연구 결과와 비교해보면 한국의 기관 아기와 가정 아기의 울음 기간은 둘 다 비교적 짧았다.

(Crying patterns of Korean infants in institutions. Child Care Health Dev 2000 26:217-28)

 

이상의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2세미만의 아기는 밤에 잘 깨고 또 소수에서는 울기도 한다는 것, 6개월까지 엄마와의 피부접촉 기간은 길어지지만 우는 기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24시간동안 우는 기간을 전부 합해 보면 50분 정도, 3시간 이상 우는 아기는 없었고, 놀랍게도 과반수의 엄마가 아기 울음에 대해 ‘분노감’을 느꼈다는 것, 분유 먹는 아기나 고아원 같은 기관에서 자라는 아기의 우는 기간이 비교적 길었다는 것 등이다. 즉 아기들은 우는 것이 보통이고 환경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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