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 지혜

낯을 가리기 - 엄마 밝히기 - 분리불안

이예경 2009. 12. 28. 22:41

저희애기는 4개월부터 낯을 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딱 6개월인데 제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울기 시작합니다. 우는 강도가 계속 더하네요. 카시트에 앉혀놓고 제가 운전 할 때도 “엄마 여기 있다”면서 노래를 불러줘도 울고, 화장실 갈 때도 카시트에 앉혀서 같이 갑니다. 아빠랑 있어도 엄마가 안 보이면 울기 시작합니다. 거실에 놔두고 잠깐 물 먹으러 부엌에 가면 바로 소리 지르고 울기 시작합니다.“



정상적으로 자란 아기라면 6 - 8개월쯤 되어서는 엄마가 눈에 안 보이는 경우에 울거나 불안을 표현하게 된다. 이러한 불안을 심리학에서는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특정한 인물, 대개 엄마와 분리되었을 경우에, 즉, 아기 눈에 엄마가 보이지 않을 경우에, 아기는 위험에 혼자 노출된다는 느낌에,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불안감을 느낀다. 이때 아기가 할 수 있는 것은 큰소리를 내서 엄마나 다른 어른들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고 위험에 혼자 대처할 능력이 없는 아기의 자기 보호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이는 심리발달상 정상적인 현상이며 도리어 엄마와 아기 사이에 확고한 애착관계가 확립되었고 아기가 엄마를 다른 사람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아기가 지나가는 과정이다.


 

분리불안 혹은 엄마 밝히기에 대하여 엄마나 다른 어른이 특별한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고 특별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도 없어지거나 완화되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보다는 아기가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엄마가 배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엄마가 아기 눈에 안 보이는 장소로 갈 때에는 아기에게 사전에 말을 하거나 안 보이는 동안에도 아기이름을 부르거나 ‘엄마 여기 있다’ 라고 말해주면 아기가 덜 불안해 할 수 있다. 또한 9,10개월이 되어 아기가 자유롭게 기어 다닐 수 있게 될 때에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엄마 쪽으로 기어 오기도 한다.

 

많지는 않지만 이러한 엄마 밝히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이를 피하려고 하는 엄마가 있다. 참 비정한 엄마라고 할 수 있다. 분리 불안이 귀찮다고 하면 다른 모자 관계에서도 얼마나 쌀쌀하고 냉정한 엄마일까 걱정스러울 뿐이다.


이러한 분리불안은 아기가 자라면서 조금씩 완화되기는 하지만 만 3세가량 까지는 상당히 강하게 남아 있어서 사회생활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어서 분리불안이 그리 심하지 않은 아기도 있고 엄마가 안 보이는 순간부터 아주 강한 불안을 표현하는 아기도 있으나 이러한 개인적 차이는 심리학적으로 별로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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