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 토욜 오후에 오랜만에 친정에 갔다.
93세 어머니는 혼자 계시다가 딩동 소리에 함박웃음으로 나를 얼싸안으신다
너무나 반가워하시니 자주 뵈러오지 못한 죄책감이 지나간다
최근들어 좀 기운이 없다고 하시던 어머니는 약간 구부정하게 천천이 걸음을 옮기시며
과일이니 찐고구마니 견과를 내어 주신다
내가 벌떡 일어났더니 극구 앉아 쉬라고 하신다
어머니를 쉬게 하고싶은 마음과 운동을 하셔야한다는 두가지 마음이 실랑이를 한다
일욜에는 한식 겸해서 아버지 성묘를 가기로 했는데
나는 아예 전날에 와서 동생들과 자고 아침에 떠나기로 한 것이다
딸만 여섯이고 아들은 없는 친정집
마침 여고졸업45주년 행사 참석차 미국 휴스턴에서 온 둘째와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유학생 담당관으로 일하며 한국학생 모집차 출장와 있는 넷째가
친정에 와있는 고로 친정어머니는 집이 북적여 즐겁다고 매우 기뻐하신다
저녁에 동생들이 오니 오랫만에 만나 졸린줄도 모르고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
동생들과 한집에서 아옹다옹 살던 때는 잠간이고 지금은 멀리 뿔뿔이 흩어져 산다
요즘은 세월이 좋아서 카톡으로 매일 만나고 전화도 하고 지내지만
몇년에 한번씩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게 참 좋다
혼자 사시는 어머니는 건강이 좀 하향곡선인 것 같다
작년까지만해도 교회 행사를 꼭 참석하시고 구역공부도 하시고
외출을 잘하셨는데 올해들어 자꾸만 힘들어하신다
쇼핑도 힘드셨는지 냉장고에는 음식 보다는 약종류가 그득이다
혼자 계속 사시는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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