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노후설계

에코세대 -베이비부머의 자손- 의 특징

이예경 2016. 6. 23. 17:15

베이비붐세대, 그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에코세대

글 송양민 가천대 보건대학원장

 
요즘 베이비붐 세대의 걱정이 태산 같다. 불투명한 자신의 미래도 걱정이지만, 더 근심이 큰 것은 자식 문제이다. 인구학에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들을 '에코(echo) 베이비붐 세대'라고 부른다. 영어로 ‘메아리’라는 뜻을 가진 에코는 베이비붐 세대의 분신이나 다름없다는 의미에서 그런 이름이 붙은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에코 베이비붐 세대는 대체로 1979년에서 1992년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을 가리킨다.
 
먼저 두 그룹의 규모를 비교해보면 에코 세대의 숫자가 더 많다. 올해 50~58세인 베이비부머는 약 7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9%에 이른다. 반면 올해 21~34세인 에코 세대는 약 954만 명,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1%에 달한다. 태어난 시점이 30년의 차이가 있는 만큼 두 세대의 과거와 현재 모습은 서로 매우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가난하게 자라났던 베이비부머는 상대적으로 교육의 혜택을 적게 받았지만 일찍 결혼하여 취직을 하고,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 때까지 근무를 했다. 20~30년 전인 25살 때를 기준으로 볼 때, 베이비부머의 미혼 비율은 45.5%에 불과했다. 25살이 되면 대체로 결혼을 했다는 뜻이다. 또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은 8명 가운데 1명꼴(12.5%)에 그쳤으나, 일찍 취직해 돈을 번 결과 현재 자가주택에 사는 사람의 비율이 59.6%로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반해 에코 세대는 25살 기준으로 볼 때 미혼 비율이 무려 91.7%에 이르고 있다. 거의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학력 수준은 매우 높아 무려 4명 가운데 3명(75.6%)꼴로 대학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취업이 늦은 탓인지 대부분 전․월세(77.6%)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가주택 비율은 15.4%에 불과했다.
 
 
물질적 풍요, IT, 글로벌로 대변되는 애코세대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식 걱정을 크게 하는 것은, 에코 세대의 생활방식이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에코 세대는 그들의 부모 세대와 달리 매우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다. 부족한 것 없는 환경에서 자유스럽게 자라나다 보니, 에코 세대는 부모들과는 전혀 다른 코드를 가지고 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자랐기 때문에 부모 세대가 가졌던 ‘헝그리 정신’은 당연히 찾아보기 힘들다. ‘무엇을 하고 싶다’거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인생 목표도 없다. 또 인터넷 게임과 휴대폰 같은 IT기기에 깊이 빠져들어, 공부를 소홀히 하고 돈을 아무 계획 없이 쓰는 것은 기성세대로서는 참아주기 힘들다. 컴퓨터는 끼고 살면서, 책은 멀리 하기 때문에 소설과 시가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역사 지식에도 깜깜해 6·25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잘 모르고,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씨가 누구인지 물어보면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인다. 좋게 말하면 에코 세대는 IT문화에 밝은 '인터넷·휴대폰 세대'이고, 혹평하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세대'이다.
 
이처럼 걱정스런 에코 세대가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무더기로 딴 후 언론에서 갑자기 G(글로벌)세대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언론 분석에 따르면, 에코 세대는 부모들에 비해 글로벌 마인드와 뛰어난 외국어 구사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좋고 싫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개개인의 개성도 뛰어나다. 또 첨단 IT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게 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게 언론들의 지적이다. 부모들 입장에서 보기에도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고, 또 자녀들의 재주가 부럽기도 하다.
 
그런데 에코 세대들은 그들이 받은 축복에 비해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는 게 부모들의 생각이다.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하는 게 거의 없다. 부모나 직장 상사, 교수들이 꼭 지시를 해야 일과 공부를 한다. 특히 인내심이 너무 부족하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도 야근을 자주 시켜 힘들다거나 일이 재미없다는 이유로 쉽게 그만 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요즘 젊은 세대는 취직을 한 경우 30%가 3년 이내에 사표를 낸다.
 
 
독립심과 책임감은 부족한 캥거루 세대 
 
생활 독립심이 약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학을 졸업한 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부모 밑에서 계속 눌러 사는 에코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게 그런 예이다. 그래서 ‘ '캥거루 세대’라는 별명도 붙어 있다. ‘취업 빙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시장이 어려운 상태에 있지만,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가 부모 집에 붙어서 계속 사는 것은 정말 걱정스럽다. 결혼하면 생활비까지 대달라고 할 것 같아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베이비부머의 노후 준비가 부실하게 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자녀교육에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한 때문이다. 부자이든, 중산층이든, 서민이든, 우리나라 도시가계는 대체로 가처분소득의 40~50%를 교육비로 쓰고 있다. 먹고 사는 돈을 빼고는 모두 교육비로 투자한다는 뜻이다. 물론 교육비의 대부분은 사교육비로 지출되고 있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연간 20조 원이 넘는다.
 
벌어들이는 수입은 넉넉하지 않은데 자녀 교육비로 돈을 물 쓰듯 하다 보니, 가계에 저축할 돈이 남아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 결과 베이비부머들의 노후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기를 맞고 있다. 나도 살기가 힘든데 자녀들의 미래까지 걱정을 해야 할 판이어서 베이비붐 세대의 시름이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