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노후설계

치매걸리는 지름길 7가지

이예경 2016. 6. 23. 15:54

치매에 이르는 7가지 지름길, 아십니까?

글 홍창형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입니다. 2014년 기준으로 치매환자가 62만 명인데, 2025년에는 그 수가 1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성남시 인구가 대략 100만 명이니 실로 엄청난 수의 치매환자가 발생하는 셈입니다. 치매는 갈수록 병세가 악화되고 간병하기 어려워지는 병입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간병이 장기화되면 자식들도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기 힘들어 합니다. 결국 말기에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모시게 되지요. 어느 누가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그래서 치매가 평온했던 가정을 불행으로 이끄는 가정파괴범과 같다는 말까지 생겨납니다.

  

이젠 평균수명이 늘어서 82세까지 사는 것이 당연해진 세상에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으로 치매를 손꼽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수십 년 동안 부인과 원앙처럼 금실 좋게 사셨던 남편이 부인이 치매에 걸리자 긴 간병 끝에 부인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했다는 안타까운 기사가 신문에 날까요이렇게 무서운 병인 치매에 걸리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본인 노력 여부에 따라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절반이나 줄일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필자가 미국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노인정신과학교실에 연수할 때 같은 연구팀에 데보라 반즈(Deborah Barnes) 라는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있었습니다. 참 선량해보이고 푸근한 인상을 가진 중년 여성으로 남들을 잘 배려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정례 연구 모임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통계적 오류나 연구 설계의 모순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내지만 결코 잘난 체 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겸손한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분께서 2011년에 세계적 수준의 학술지인 란셋 뉴롤로지(lancet neurology)’에 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은 치매의 위험요인 일곱 가지만 없앨 수 있다면 <전세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집단기여위험도>라는 통계학적 개념에서 본다면 그렇습니다.’

  

반즈 교수는 치매의 발병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강력한 위험인자 중에서 노력하면 고칠 수 있는 위험인자에 주목했습니다. 왜냐면 성별, 유전자, 나이와 같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인자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즈 교수는 본인 스스로 노력하면 예방이 가능한 치매의 위험인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요. 참으로 긍정적인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반즈 교수가 주목한 일곱 가지 조심해야 할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인자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당뇨병입니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 치매 뿐 아니라 혈관성 치매도 잘 생깁니다미국 성인의 9%가 당뇨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6%가 당뇨병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뇨병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1.4배 증가합니다.   

  

둘째는 중년기 고혈압입니다미국인의 14%가 중년기에 고혈압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9%가 중년기에 고혈압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년기에 고혈압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1.6배 증가합니다

  

셋째는 중년기 비만입니다. 미국인의 13%가 중년기에 비만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3%가 중년기에 비만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년기 비만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1.6배 증가합니다

  

넷째는 우울증입니다. 미국인 성인의 19%가 우울증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13%가 우울증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울증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1.9배 증가합니다. 우울증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섯째는 운동부족입니다. 미국인 성인의 33%가 운동부족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18%가 운동부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운동부족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1.8 증가합니다.  

  

여섯째는 흡연입니다. 미국인 성인의 21%가 흡연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7%가 흡연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흡연을 하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1.6 증가합니다

 

일곱째는 저학력입니다. 미국인 성인의 13%가 저학력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40%가 저학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학력인 사람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이 1.6 증가합니다

 

당뇨병, 중년기 고혈압, 중년기 비만, 우울증, 운동부족, 흡연, 저학력 일곱 가지는 미국 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의 54%를 기여하고,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매발생의 51%를 기여한다고 반즈 교수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만일 일곱 가지 위험요인을 모두 한꺼번에 없앨 수만 있다면 전세계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의 51%는 사라질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집단기여위험도 분석이라는 통계학적 방법으로 산출한 결과이니까 이론적인 내용일 뿐입니다. 그러나 본인의 노력 여부에 따라 전 세계 치매 발생을 절반이나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우리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치매발병과 관련하여 절반은 비록 운명의 장난에 맡길지언정, 나머지 절반은 인간이 노력하여 예방할 수 있다진인사대천명의 뜻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곱 가지 위험요인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단연코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건강 수칙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계속해서 유지하려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이 필요합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예민한 성격, 게으른 성격, 냉소적인 성격이 각각 치매 발병의 위험을 3배씩 증가시킨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유는 여러분들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만일 여러분들 중에서 치매가 조금이라도 걱정이 되신다면 오늘부터 일곱 가지 조절 가능한 치매의 위험요인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건강생활 습관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