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노후설계

나만의 시간이 부족한 한국인의 퇴직 이후

이예경 2016. 6. 23. 11:16

'나는 'Me Time' 이 부족했구나...'

글 한혜경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내가 만난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 대부분은 평생 일 밖에 모르는 ‘회사형 인간’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주말의 등산이나 운동, 골프도 회사생활의 연장이었다. 본인이 회사에 충성을 다했으므로 회사도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았으니, 60도 되기 전에 직장에서 밀려나는 심정이 쓰라린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기 성찰의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B씨의 말을 들어보자.

 

 

 “그동안 너무 생각 없이, 남들 하는 대로 살아왔어요. 뭔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조용한 시간, 책을 보는 시간, 혼자 여행하는 시간, 자신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으니 늦어도 너무 늦었죠. 후배들한테 말해주고 싶어요.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단 한두 시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나만의 시간이 부족한 한국인

 

 

‘나만의 시간’을 가지라는 B씨의 말은 일리가 있다. 옥스퍼드 사전은 ‘Me Time’을 ‘타인을 위해 일하거나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을 위해 긴장을 풀고 보내는 시간’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런 시간이야말로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에너지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만의 시간’의 전제 조건인 ‘여가생활’ 자체가  미흡한 실정이다. 전체적인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일 중심의 생활을 하고 있고, 여가시간은 충분치 못하다. 즉 한국인의 연간 노동시간(2090시간)은 멕시코(2250시간)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며, OECD 평균보다 300시간 길고, 주 5일제를 적용하지 않는 작업장도 30% 이상이나 된다. 새벽까지 영업하는 자영업자가 많으며, 자영업자일수록 더 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4.5시간으로서 OECD 평균(5시간)에 못 미치며(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는 6시간 이상), 여가시간도 주로 저녁 시간이나 주말, 여름휴가철에 집중되고 있다. 통근, 통학에 드는 시간도 평균 58분으로 OECD국가 중 가장 길며, 하루에 평균 1시간을 길에서 낭비하는 셈이다.

 

 

 

 

 

 

 회사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잠시 내려놓자

 

 

익스피디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간 유급휴가 발생일수는 평균 10일(실제 사용일수는 7일)로 독일(30일), 이탈리아(28일), 미국(12일) 등에 비해 낮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한국인은 피곤에 지친 생활을 하며, 휴가를 얻더라도 잠자기 바쁘고, 휴식 위주의 여가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개인의 선택이 더 중요해질 거라고 예측한다. 첨단의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자기 성찰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나만의 시간’을 통해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면서 독특한 삶을 창조해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나만의 시간’을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점이다. 나는 가족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에서 벗어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3,40대 가장의 경우 매스컴에 등장하는 아빠처럼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장기적으로 가족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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