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신노년의 정원 시집을 엮으며

이예경 2016. 6. 9. 07:33
< 신 노년의 정원 > 동아리 소개합니다 

2009년 7월 과천시 사회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과천노인복지관에서 김용하 시인을 모시고 시감상과 시작법을 배우며
파스텔화 그리기를 시작한지 어느덧 8년이 되어갑니다.  
 
어려서부터 문학의 꿈을 품고 있었으나 세월 다 보내도록 불씨만 안고 살다가
이제야 우리들 인생의 여정을 뒤돌아보고 앞을 내다보려는 65세부터 90세까지의 노인들이 모여
늦깎이 시심을 키워가며 불꽃을 태우고 있습니다. 
 
처음 서먹한 관계로 글창작반 강의실에서 모여 서로가 시는 어려워서 쓸 수 없다는 엄살을 했지만
그러기에 더욱 공부하는 날에는 모든 일 밀쳐두고 출석하여 시를 쓰고 발표하고 생활나누기를 하면서 정이 깊어갑니다.  
 
시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가 글쓰기가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길이 너무 아득해 좌절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 길은 들어가는 길은 있어도 나오는 길은 알 수가 없었으니까요 .
 
그래도 꿈을 접지 않고 고관절로 수술로 지팡이를 짚고 나오신 분,
지난 세월 살림밖에 모르던 이,
사춘기 손자와 씨름하며 가슴 끓이던 할머니,
배우자 병수발에 한숨만 쉬던 어르신, 큰 수술에 인생관이 달라진 이,  
 
평생을 강단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던 이,
공직에서 호령하며 일하던 공무원,
옆을 볼 새 없이 먹고 살기에만 바쁘던 고단했던 이들....
이제 한숨 돌리고 젊어서 덮어버린 시심을 들춰내
가슴속 불덩이를 살려내고 과거와 미래로 타임머신을 탑니다.  
 
2011년에는 네 분이 시인으로 등단하셨고
2011년 11월23일 우리의 시집 창간호를 엮으면서
자신감이 조금씩 살아났던 것 같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그간 해온 일이나 나이에 따라 성향은 다르지만
인연을 소중히 여겨 서로 아끼고 격려하며 시심을 키워왔습니다.  
 
중간에 장소를 옮기는 등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시인이 되겠다는 노년의 학생들은 “시는 영혼이 피워내는 가장 아름다운 꽃”
“글쓰기가 스스로 행복찾기”라고 하신 김용하 선생님을 모시고
지금까지 총 9분이나 시인으로 등단했고 해마다 시집을 엮게 되었고
2015년에는 시집 “신 노년의 정원” 제 5집이 나왔습니다. 
 
평균연령이 77세 이상인 모임인데
인생 초지일관 살아오신 분들이 새로운 도전의 결과로 낸 시집들이었습니다.
노후를 값지게 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드리는 쾌거는 지속될 것이며
긍정적으로 새 삶을 열어가는 바로미터의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선 노인들이 좌절하지 않고 계속 시를 쓰면서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다른 어르신들에게도 용기를 불어 넣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