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8시...
저녁에 일하던 작년 같았으면 안되는 시간인데 올해부턴 놀러나올수 있으니 좋다
막내동생이 작곡발표회를 한대서 시간을 냈다
동생은 뉴욕 맨허튼음대졸업 후 독일 베르린대에서 대학원 그리고 예루살렘 텔아비브대학에서 교수를 했다
귀국후 첫 작곡발표회를 독일문화원 강당에서 했는데
막연히 여느음악회를 기대하며 꽃다발을 들고 갔다가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나왔다
무대에 그랜드피아노가 있었고 독일남자 연주자가 인사하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가 의자에 않더니 피아노를 하나씩 분해하기 시작했다.
피아노두껑이니 까만 널빤지를 분리해서 옆에다 세워놓는등...
그러더니 줄을 꺼내서 피아노안의 철사줄을 퉁겨가며 음향효과스러운 범상치않은 소리를 만들어냈다
모기가 앵앵거리며 내주위를 맴도는소리, 뭔가 긁히는 소리, 멀리서 기차가 달려오며 내는 기적소리, 등
일상생활에서 들리는소리들...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도저히 음악같지 않은 소리인데
그는 열심히 악보를 보며 연주를 하고있었다.
독일이며 미국에서 오랜동안 뭘공부한건지 모르겠다.
연주회 끝나고 커다란 꽃바구니를 안겨주는 사돈을 보았는데 나는 웬지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뒤로도 수차 연주회라기 보다는 소리작업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회를 했다.
피아노는 있지만 그야말로 소리...온갖소리를 음향효과내듯
여러가지 도구나 재료를 써서 표현을 했다.
도대체 왜 그런작업을 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집에와 생각해도 너무 낯설어서 내머리를 혼란에 빠뜨렸다.
내가 기대하는 음악은 위로 기쁨 공감 희망 평화등 긍정적인 기분전환이었나 보다.
그림으로 치면 정물화라던가 풍경화,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그러고보면 동생의 음악은 추상화라고 할수도 없고 흔히 말하는 전위음악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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