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시 산책

가슴으로 읽는 시 ----- 와유(臥遊)----안현미

이예경 2013. 9. 29. 01:26

                
 

가슴으로 읽는 시

 

와유(臥遊)

 

내가 만약 옛사람되어 한지에 시를 적는다면

오늘밤 내리는 가을비를 정갈히 받아두었다가

이듬해 황홀하게 국화가 피어나는 밤

해를 묵힌 가을비로 오래오래 먹먹토록 먹을 갈아

훗날의 그대에게 연서를 쓰리

 

국화는 가을비를 이해하고

가을비는 자난해 다녀갔다

 

허면, 훗날의 그대는 가을비 내리는 밤 국화옆에서

옛날을 들여다보며 홀로 국화술에 취하리

 

-안현미(1972~ )

'명 시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를 쓰며 오십년의 세월이 흘러가니.....  (0) 2013.12.22
가을이야기-법정  (0) 2013.11.04
애국시란?  (0) 2013.08.07
달팽이의 생각-김원각  (0) 2013.06.11
覽鏡喜老 람경희로   (0) 2013.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