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시 산책

覽鏡喜老 람경희로

이예경 2013. 1. 23. 19:51

우연히 漢詩 한수를 읽고 공감하고 재미있고 위안받는 바도 있어서 여기 올려드립니다.

覽鏡喜老 람경희로

(거울보고 늙음을 기뻐하다)

-白居易-

今朝覽明鏡 鬚鬢盡成絲 行年六十四 安得不衰嬴

오늘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니 구레나룻, 살쩍머리 온통 백발이구나

나이 예순 넷이니 어찌 노쇠하지 않을 수 있으랴.

親屬惜我老 相顧興歎咨 而我獨微笑此意何人知

가족들은 내 늙음이 아쉬워 서로 바라보며 탄식하는데

나는 홀로 미소를 지으니 그 뜻을 누가 알리오.

笑罷仍命酒 掩鏡捊白髭 爾輩且安坐從容聽我詞

웃음을 지우고 술상 차리라 이른 다음 거울을 덮고 흰 수염 쓰다듬네.

너희들 자리에 편히 앉아서 조용히 내 말을 들어 보거라.

生若不足戀 老亦何足悲 生若苟可戀老卽生多時

사는 것이 소중한 일이 못된다면 늙는 것이 어찌 슬퍼할 일이랴.

사는 것이 정녕 소중한 일이라면 늙음은 곧 오래 살았다는 것.

不老卽須夭 不夭卽須衰 晩衰勝早夭此理決不疑

늙지 않았으면 요절했을 것이고, 요절하지 않았으면 마땅히 늙는 것.

노쇠는 요절보다 나은 것, 그 이치는 의심의 여지가 없네.

古人亦有言 浮生七十稀 我今欠六歲多幸或庶幾

옛 사람의 말도 있지, 우리네 한 평생 일흔 넘기기 어렵다고

내 이제 여섯 살 모자란 터, 다행히 그렇게 될 수도 있으리라.

儻得及此限 何羨榮啓期* 當喜不當歎更傾酒一巵

그때까지 살 수 있다면 어찌 영계기*를 부러워하랴,

마땅히 기뻐 할 일이지, 탄식할 일이 아니로다. 술 한 잔 더 기울이세.

*중국(中國) 춘추(春秋) 시대(時代) 사람으로
항시 낙천적이고 거문고로 일생을 즐겁게
悠悠自適(유유자적)한 삶을 누렸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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