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날씨, 손주들은 방학을 앞두고 물놀이 날짜를 기다리고
해마다 바닷가에서 보내던 휴가를 올해엔 바닷가가 아닌 오션월드에서 보내게 되었다
큰딸과 사위가 굳이 넓은차를 가지고 모시러와서 노부부는 옷가방 하나 달랑 들고 탔다
앞자리에는 사위와 딸, 뒷자리에는 서른 갓넘은 막내딸과 외손녀가 앉고 노부부는 중간자리에 앉았다
할아버지는 오랜만에 보는 외손녀랑 앉고싶어했는데
이유는 초등3학년 외손녀에게 읽어줄 감동의 동화책을 준비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외손녀가 이모를 택했기에 할아버지는 "그렇지 뭐..."하면서 은근히 섭섭한 얼굴이다.
손녀는 이모랑 뭔지 재미있게 얘기하며 한참 시간이 지났다
할머니는 게임을 하자고 말하면서 슬그머니 간밤에 준비해온 낱말주머니를 꺼냈다
카드는 돌아가면서 차례로 뽑는데 뽑은사람부터 단어로 짧은글짓기를 하는 것이다
친구, 아버지, 연필, 종이, 시험, 선생님 오해, 우리집, 전화, 김치, 식탁.....
일상에 흔한 단어를 집어들고 같은 단어로 돌아가며 짧은글짓기를 하며
때로는 손녀의 의외의 반응에 재미있어 깔깔웃으며 서로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나중에는 카드를 두개씩 집어 한문장에 두단어가 들어가는 글짓기를 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지 할아버지는 곧 기권을 했지만
손녀는 끝까지 붙잡고 글짓기를 잘해서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두시간 남짓 걸려 홍천 소노펠리체 콘도에 도착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아들네 식구를 만나니 크고 작은 가방들이 엄청 많아 하품이 절로 나온다.
그때 주차장에 콘도직원이 인천공항에서 눈에 익은 카트를 밀고와
우리들의 가방 아홉개를 거뜬히 싣더니 방앞까지 배달해주겠다고 한다
생각지 않은 친절에 감동하며 7층 우리방으로 향했다
7층 콘도에 가니 방3개에 화장실 2개, 넓은 거실 등 넓은 아파트같다
앞베란다에서는 탁트인 저앞으로 오션월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뒤쪽 베란다로 가면 울창한 산이 가까이 보여서 집이 아주 맘에 들었다
멀리 산밑에 보이는 것이 오션월드
간식을 먹고 숨을 돌린 후 노부부는 밖으로 나가서 일단 시원하게 등산이라도 하고싶었는데
아이들이 실내에서 "미니올림픽" 게임을 할거라했다
어차피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려고 온거니 그냥 따르는 수 밖에....
큰딸은 뭔가 소도구까지 준비해온 모양이다
1. 창던지기
2. 탁구
3. 투포환
4. 허들경기
5. 양궁
6. 권투
7. 수영
탁구.....탁구공은 상에 튕겨서 모자속에 집어넣기...생각보다 쉽지 않다
창던지기......플라스틱 막대를 모자에 던져넣기...누가 잘할지는 예측 불가능
원반던지기............색종이를 접어서 누가 멀리 날리나 ..아들은 종이를 날리고 사위는 순서를 기다리고
막내딸과 울남편은 심판을 보는데 결국 한개는 유턴해서 앞에 떨어졌고 다른 한개는 멋지게 멀리 날아갔다
잘해도 웃은이 나고 못하면 못한대로 웃음이 났다
동전 10개를 상에 놓고 누가 빨리 집는지 내기하기 - 급할수록 잘 안집어진다
코끼리 코로 10바퀴 맴맴한 후 과녘맞추기 실행 - 어지러워서 과녁이 빙글빙글 돈다
사회자가 하란대로 따라하다보니 황당하긴 한데 뜻대로 쉽게 되지는 않아 애를 먹었다
응원하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편을 향해서 응원에 열을 올리는데 ..........
하여튼 제목은 상징적인 것일 뿐이었고 평소에 운동 잘하는거와 하나도 상관이 없으면서....
어찌나 웃기는 게임인지 모두들 배꼽을 잡았고 ...세편으로 나뉘어 게임에 빠져들었다.
열을 내서 했는데도 재미있다며 다들 더하고 싶어 했다.
년말에 친구들끼리해도 너무나 재미있을 것이다
콘도 앞마당
소노펠리체 콘도는 A동부터 H동까지 있다 ...우리 식구들 뒷모습이 다나왔네
맨뒤 3명이 손녀2명과 내막내딸(검정티) 그앞 자주색티는 남편이고 그 왼쪽이 아들 오른쪽이 사위
작은 남자애는 초동1년 손자 사위앞엔 딸이고 딸옆에 며느리는 가려서 안보이네
저녁식사는 마침 할아버지 칠순이라 멋진 식당에서 즐겁고 푸짐하게 부페를 즐겼다
토론을 좋아하는 우리식구들이 옛날에는 상상도 못했던 현대여성의 덕목이라던가
아이들 학생들 어른들의 전자게임 중독에 대한 연구 및 체험담이라던가
현대산업이 어디까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등등 여러가지 의견을 말하고
상대에게 경청해주면서 주거니받거니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노인의 시각과 젊은이의 시각 그리고 남자의 시각과 여자의 시각에 차이가 많아
서로의 입장을 들여다볼수있어 신선했다
콘도에 돌아와서도 와인이 오가고 얘기판을 벌렸나본데
나는 일찍 잠들어 뒷얘기를 모른다
그들이 2시반에 자리에 들었다는것 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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