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마음

부부 대화

이예경 2012. 9. 9. 23:21

"여보! 당신도 운동 열심히 해요"
"어디 아픈데는 없나요"
물리치료를 받고 제대로 운동을 해보고싶다고 하셔서 병원에 가셨던 아버지
매일 운동을 하신다  면회오신 어머니와 대화하면서도 물리치료 중이시다
의지없이는 보행이 불편하신데 운동을 열심히 하셔서 다리에 근육이 붙으셨다
나이 불문하고 운동하면 예외없이 근육이 붙는다고 운동 열심이 하라신다 
 

 

여보, 건강은 좀 어떠세요?
괜찮아 당신은 어때, 애들은 다 잘있나?

젊어서부터 잉꼬부부로 소문난 부부
1944년에 혼인하여 66년간
아이 낳아 키우며 행복했네

여섯이 다 결혼하여 손주가 12명
자손과 더불어 수더분하게 살면서
세계 각국 여행도 두루 다녀오고
세상 부러운 거 없었다네

그런데 세월은 어쩔수 없어
몇해전에 부부가 번갈아 암수술하고
기력이 떨어져 도움없이 걷기도 힘드네

더 불편한 쪽이 요양병원에 갔네
병원에선 몸은 편하나 맘이 불편하고
집에선 맘은 편하나 몸이 불편하네

남은 사람은 독거노인 되었네
자손들은 계속 기도를 하고
번갈아 면회를 가지만
세월이 갈수록 회복은 어려운것

이제는
모두가 기적을 바란다네

 


지난 2010년에 아버지 생신에 부모님 모시고 딸들이 모였다 (넷째는 카나다에서 못왔다)
윗줄 뒤로부터 여섯째, 어머니,나,셋째(미국),다섯째........아래는 아버지와 둘째딸(미국)

 

원래 시차를 두어 번갈아 문안을 왔었는데 간만에 생신날에 맞춰 부부가 같이 와서 모였다
아버지를 웃으시게 한다고 사위들과 손주들이 둘러싸고서
쇼를 하며 너무 웃겨서 우리 모두가 배꼽빠지는 줄 알았다 
 
동생들이 보통 2년에 한번 정도 아버지 뵈러와서는 2주~3주 머무는데
거의 매일 아버지 병원에 출근하듯 다녀오곤 한다

넷째는 올해부터 토론토 대학 유학관련 일을 시작하여 년3회 출장을 온다

멀리 살다보니 헤어질때는 다시는 못볼듯이 서로가 서운해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귀가 길에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붙잡고 기도하고 진하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부모님이 암수술 하신지 9년....그동안 계속 그렇게 지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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