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을 마친 후 이 생생한 강의 내용을 전달하고자 친정어머니를 뵈러갔다
EFT요법을 들으면서 계속 어머니가 떠올랐기 때문에
나는 전화연락도 없이 단숨에 달려갔다가
초인종을 누르고야 안계실까봐 걱정을 한다
현관문은 미니까 그냥 열리고 인기척이 없는데
어머니는 안방에서 색색 소리를 내며 곤히 주무시고 계셨다
침대를 옮기다 허리를 삐끗해서 한방병원에 다닌다고 하시더니
오랜만에 비몽사몽 간에 나타난 딸을 보며 반색을 하신다
오늘따라 한의원에 괜히 가기싫었던게 텔레파시였나보다고 하신다
나는 EFT 요법을 배운 그대로 백회혈부터 차례로 12번씩 두드린 후
허리를 쓰다듬으며 아픈데를 찾아 12번이상 톡톡 두드리면서
자기선언문을 만들어 큰소리로 기도말을 외우니 어머니가 빙그레 웃으신다
그런 뒤에 허리에 돌뜸을 따끈하게 올려놓아드렸다
그런데.......생전 칭찬하실줄 모르고 약점만 들춰내는 어머니인데
(자식들 잘되라고 가르쳐주신다며... 엄마가 아니면 누가 그런 말 하겠냐며...)
갑자기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거에요
"네가 예전에 사다준 라디오를 그전부터 머리맡에 두고 잘 듣고있다
돌뜸 사다준거 내내 데워서 시큰거리는데다 대고 .... 얼마나 잘 쓰는지 모른다
얼굴 맛사지 옥돌 롤러(중국에서 주름방지로 후궁들이 썼다는 )도 콜드맛사지 할때마다 잘 쓰고 있다
...... ....... .......
잘 쓴다는 말은 한번도 안했지만 그거 쓸 때마다 큰딸 생각 많이 한단다...."
세상에나.....그런거 사다 드린지가 언젠데....
.....그동안 아무 말씀 없으셔서 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십 년 치 감사반응을 단번에 쏟아 놓으신다
나는 괜히 머쓱해져서 할말이 없어서
오랜만에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함흥냉면집으로 모시고 갔다
귀가 길에 어머니 말씀이 계속 귀에 쟁쟁하다
88세 노인네가 웬일이셔! 안하시던 말씀을 다 하시고....
오늘따라 괜히 이생각 저생각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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