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오늘은 큰언니 생각을 하며 사랑을 보냅니다....동생3의 편지(펌)

이예경 2011. 3. 23. 21:41

 

사랑하는 컨니,

컨니 생신을 맞아

전에 엄마 아빠께 편지 드렸을 때처럼

오늘은 큰언니 생각을 하며 사랑을 보냅니다.

 

컨니는 우리들의 맞이, 큰언니로 영향을 많이 주셨어요.

이 싸이트를 열어 이렇게 멀리 있는 서로를 연결하고 서로를 나눌 수 있게 된 것도 컨니 덕이죠?

그런데 무슨 컨니가 65세 할머니라니.......

 

 

엄마가 항상 하시는 말씀, 컨니는 아주 건장한 우량아였다고...

아.. 저도 나이가 드니 가물 가물, 어디서 우량아 상도 받았다고 했지요?

그런데 진이 해산때 엄마께서 뉴욬에 놀러 오신김에 한 2 주 함께 더 계셨거든요,

제가 예정일이 지나도 싸인이 없어 안절 부절 신경이 날카로와 하루하루 지내는데

엄마 말씀이 컨니 해산 때는 예정보다 한달 늦게 나셨다고 하셨어요.

 

주인집 시래기 김치 사건!

먹을게 귀하던 그때 주인집에서 주던 시래기 김치를 하도 맛있게 먹어서

엄마가 주인집에 가서 조금만 더 줄 수 없는가 물었다가 무안만 당하셨다던 쓰라린 기억...

(하도 들은 얘기라 본듯한 스토리 중 하나이지요)

 

그 다음 생각나는 스토리는 부산 피난 시절

삼촌에게 아이를 맡기고 시장에 장사하러 갔다가 저녁에 돌아와보면

그때 컨니는 혼자 집에서 놀고 있었는데 골목 쓰레기통 위에서 잠이 들어 있곤 했다고 했어요.

..가엾은 컨니의 피난 시절.

 

그래도 컨니는 첫째 아기, 잔니가 세상에 나올때까지..6년인가요? 를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사셨겠지요,

엄마가 흔히 하시던 말씀, 컨니는 중학교 3학년때까지 때밀어 주셨다고...

저같은 동생 셋 주렁 주렁있는 중간치기는 꿈도 못꿀 이야기지요.

 

컨니가 잔니를 업어 키웠다고 하던 것도 생각 나네요.(?!) 어깨를 많이 물렸었다고 그랬어요.

컨니 생각나세요? 종로 서적에 들렸다가 싸운드 오브 뮤직 보러 가던날?

땀이 나니까새끼 손가락만 걸고 갔는데 그뒤로 교육부에서 아이들과 지내며 아직도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지요.

 

투피스에 구두를 마쳐 신고 단정한 컨니가 참 멋졌어요,

그때 생각이 날 때마다 딸하고도 생각 날 많은 추억의 시간을 가져야지..하는 생각이 납니다.

 

컨니는 자주 제게 ‘너는 머리가 좋으니까.....’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그저 격려의 말이었다는 것을 아는데 오래 걸렸죠,

저는 아주 머리가 좋은 사람이구나 하고 살았거든요. 하지만 그 격려로 오래 자신 있게 살지 않았을까요?

 

대학에서 인가요? 폭 댄스를 배우면 우리는 모두 마당에 나가 짝을 지어 폭 댄스를 배우고요,

밥상에서의 예의도 컨니 한테 배웠지요. ‘양반은 깍두기 씹을 때도 소리를 안낸다’ 서부터,

자세 똑바로 않기, 라면 먹을때 후르륵 거리지 말기.....밥 수저 사용, 밥그릇 벅벅 긁어 먹지 않기...소리 안내고 먹기...

전 그게 제 습관이 되어 꽤 매너 있는 숙녀로 인정 받았답니다.

그래서 컨니의 7년간의 미국 생활 후 돌아 왔을때 버스 안에서 껌을 열심히 씹는 것을 보고 기절했어요, 와 많이 변했다!

 

컨니는 옷도 잘 만들어 입으셨지요, 그래서 짜투리가 많았는데

어느날 가정 숙제 준비물로 헝겊을 준비해야 되었었지요.

저는 많은 아이 중간이라 항상 쓰던 것, 입던 것,

생각해 보면 시집 갈 때 아빠가 해외에서 사오신 금 가위도 새것을 두고

엄마는 제게 쓰던 걸로 주시는 분위기로 자랐는데,

그 날 컨니가 상자를 열어 가장 아끼던 가장 좋은 것으로 꺼내 주던 생각이 잊혀지지 않읍니다.

컨니는 이렇게 미운 오리새끼같은 생각이 드는 저를 항상특별하게 대해 주셨어요.

그때 어깨 넘어 배운 것으로 뉴욕의 옷감 회사에서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일 할때도 진이 옷은 항상 만들어 입혔지요.

 

성 교육도 컨니가 해 주셨어요. 이해가 잘 되게 쉬운 예로 설명을 잘 해 주셨지요.

결혼식 전에는 미국에서 사온 책까지 열어 보여 주며 아주 구체적으로 교육 받았고요.

제게는 지적 엄마 구실을 하셨어요.

 

절친한 친구 진희 언니가 거진 매일 놀러왔던 생각이 납니다.

엄마는 신정, 구정날을 가리는 습성이계셔서 그때마다 꾸지람 들은 것이 생각나는데

(여자 손님이 새해 첫날 방문객이라는 걸 아주 좋지 않게 여기셨지요),

 

결국 다음 해에도 여지 없이 혼나는 걸로 봐서 차마 말을 못하고 친구 편에 서 있던게 아닐까요?

진희 언니는 컨니의 그 푸근함에 매일 방문 했을 테고요. 지난 한국 방문때 진희 언니를 만나고

또 다른 언니들 얘기도 들으며 새삼 사람관계를 일생 유지하는 컨니의 매력을 생각해 봅니다.

 

컨니는 독서도 좋아 하셨고, 친구들 중 나이가 적은 편이라 애들이 뭐 하면 끼여서 함께하기가 쉬웠다고 했어요.

저는 나이가 많은 편이라 시큰둥 하고 우습게 매사를 봐 손해가 많았지만요.

 

녹우회 활동하시다가 회장까지 하셨지요, 지금 기억에는 그게 무슨 목적으로 모인 모임인지도 생각 안나지만,

이 기억력에 ‘녹우회’ 라는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으니 컨니에게는 큰 부분이었지요.

 

컨니는 친구들이 많았지요, 경기,이화여대의 쟁쟁한 친구들이 함 들어오는 날

형부 친구들과 벌이던 격전! 와 정말 색다르고 신나는 날이었지요.

컨니는 한복에 곤지 찍고 다소곳이, 형부는 코너 약방에 앉아 조바심 난듯 기다리시던 모습!

함 맨 부대와 봉투가 왔다 갔다 하며 한발짝 한 발짝..결국 들어와 긴 상에 앉았는데

한복얌전히 앉아 있는 컨니를 완전 우향 우! 좌세로 싱글 벙글 바라보던 형부의 모습!

박힌 듯이 몰두해서 컨니를 향하고 있던 형부가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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