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2/22 까투리 일지

이예경 2011. 3. 23. 21:00

 

오늘은 2/22......2가 3개들어가는 날인데 세가지일이 겹쳐있다

교회에서 년1회하는 권사회 회식,

22년간 매주 화요일이면 가는 동네 도서관 독서모임  개학날

그리고 까투리 모임 가야하고 서기록도 써야하는 날...


모두가 기쁨이 있는 곳 그리고 같은 시간 오전 11시까지 가야하는곳

어느것 하나 만만한게 없는데 이를 어쩐담....

그래도 나의 최종 선택은 까투리...

 

부랴부랴 416호에 도착하니 현자샘의 아리랑 업그레이드 특강이 시작되었다
동작 하나하나를 꼭꼭 찍어 선명하게 해주니 고맙다

머리로는 아는데 음악에 맞추려면 몸이 얼렁뚱땅 넘어가는 때가 있었는데

자꾸만 몸으로 익히는게 제일 중요하지

 

아-리랑~ 아-리랑~ 아라아리이요오~

음악이 흐르니 우리들은 오른손위 저멀리를 응시하며 어느새 춤에 빠져든다

이제는 표정도 동작도 선율에 녹아들어 진짜 춤꾼을 닮아간다

 

순복네 집에서 처음으로 춤을 시작하던때가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본 동작이었는데 어찌나 어려웠던지....

얼마나 애를 먹었던가 ...

발동작을 배우고 익힌뒤 손동작과 함께 하려면 내 사지가 모두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몇년이 흘러 갔고 연습에 연습이 이어졌고....이제는

자연스럽게 잘 소화해내는 친구들이 너무나 대견스럽다

시선의 처리, 손가락을 맵시있게 연출하는법, 발목을 스치며 움직이는 스텦....

무릎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깨춤은 언제 필요한지

굴신은 어느 박자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제는 표정연기까지 신경쓰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옥주샘이 생기발랄 차림으로 활짝 웃지만 날카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현자샘이 땀흘리며 열심히 동작을 교정해주고 우리도 아리랑을 충분히 연습했다

노들강변으로 넘어가니 애잔한 모습으로 나풀나풀 추던 아리랑춤과는 달리

모두 시냇가의 봄바람따라 휘휘 늘어진 수양버들이 되었다

 

피곤해보이던 현자샘이 갑자기 눈이 반짝하며 신나게 돌아간다

몸살기가 있어 쉬어야되는가 했는데 춤추니 기운난다고 괜찮댄다

아유~ 엄마를 걱정하는 따님이 몸살기있는 엄마를 못가게 말리다가 했다는 말

"엄마는 마음은 벌써 무형문화재 감이라니까요" ...맞다

마음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 미래는 밝아요

 

오랜만에 노들강변의 신나는 선율에 맞춰 돌아가다가

이절 중간에서 모두가 깜빡 했다 동작이 생각이 안나는 것이다

다시하면 동작이 떠오르겠지 하면서 되풀이를 해보는데

현관문이 살짝 열렸다

 

아! 바다건너 발리섬에서 오전에 귀국한 옥자샘이 아닌가

방금 도착하여 열대의 여독이 묻은 얼굴로 연두색 반팔 발리 티를 입고서

활-짝 웃으니 너무나 반갑다 - 아니, 양심이 있징......반가운 마음 80 에 미안한 마음 20 이다

쉬지도 못하고....영감님 점심해드리고... 서둘러 왔다니 영감님께도 미안하다

그래도 옥자샘이 우리가 까먹은 동작을 채워줘서 노들강변이 힘을 얻었다

 

시간이 되자 도시락이 펼쳐지고 옥자의 여행담도 펼쳐진다

원숭이가 관광객들의 모자를 나꿔채고 신고 있는 샌들을 나꿔채서 어이없었단다

그런데 토박이 사람들은 원숭이에게 과일을 던져주어

과일을 받느라고 놓친 모자나 샌들을 주인에게 찾아주고 돈을 받더라고...

이거야 원....짜고치는 고스톱이네....별일이네....

 

다른 친구들의 여행담이니 인생담이 이어지고 유머시리즈가 등장하고

우리는 또 배꼽을 잡았다....벌써 소화가 다 된듯하다

다시 오후 연습 시작이요~

 

너플너플 커다란 보자기를 날리며 밸리댄스가 시작되었다

밸리춤 아기샘으로 등장한 선배가 맨 앞으로 쓱 나서서 우리가 박수를 쳤다

 

색색의 보자기들이 바람을 날리며 허공에서 현란하게 소용돌이를 친다

두가지 춤을 차례로 연습하다 관객과 출연자의 두편으로 나누어 해본다

앞줄로 뽑힌 세 친구가 열심히 기량을 보였다

 

교실에서 같은 시간에 똑같이 배워도 시험보면 다 백점이 나오지 않듯이

춤도 마찬가지....유난히 소질이 있어 잘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춤사랑, 친구사랑의 마음이라면 다 백점이 아닐까

 

춤을 가르치는 열띤 샘들의 모습에서, 열심히 따라하는 모두들에게서

그리고 도시락을 펼쳐놓고 서로 권하며 먹을 때가 그걸 확인하는 시간이다

사랑은 역시 나눌수록 커지는 것 같다

 

무슨 사정이 있던간에 모이기에 힘쓰고

춤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마음도 행복하다

 

먼 일산에서 남양주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달려오는 친구들

몸살기를 무시하고 여독을 뒤로하고 달려온 샘들

그리고 이런저런 사정이 많아도 춤사랑의 우리 친구들...

모두 대-단-해요!

 

출석 11명 (무순)

임현자 이옥주 김옥자 이선배 김경신

양화진 정 숙 손덕희 서혜자 박세자 이예경

 

다음모임

3월 1일 오전 11시

 

 ....앞으로 연습 시간이 얼마 안남았어요

4월 7일까정 5번 정도 연습해서 무대에 설 수 있을까요?

 

초저녁에 깜빡 잠이 들었어요 ...이제야 올렸네요... 바쁜 날이었어요 2011-02-23 05:23:25
  김옥자 짐도 안풀고 느끼한 속 달래느라 김장김치 썰고 떡국 끄리는데 전화가 따르릉!
이번주 서울떠난 친구들 많아 10명이 단출하게 연습중,빨리 오라고라??. 달려가니 저마다 한상가득 ,특히 세자의 6가지 나물과 찰밥이 푸짐하고 ,혜자가 탐스러운 귤을 한박스 사오고 2011-02-23 07:03:59
  김옥자 총무들이 여행떠나며 예경이에게 두주일의 총무일을 부탁ㅎ다더니 역시 모든일 제치고 책임을 완수한 예경아.정말 고맙다네.11시정각에 문여는데 3명이 기다리고 있어 미안했다는 옥주샘.연습실 옆에 사는 선배에게 열쇄를 주었으니 일찍오는 선배있어 안심이고 2011-02-23 07:15:16
  김옥자 다음주 화요일,삼일절날에 몇명이라도 모여 연습하자니 가능한친구들 11시에 만나요. 2011-02-23 07:18:21
  김복희 까투리에 못간날은 나만 소외된듯하여총무보고가 더욱 기다려지는데 예경의 수채화같은 글이 너무 고맙네요. 춤과 친구들의 마력에 빠져살게되는 우리들이 행복하고 한번한번의 춤연습이 우리몸에 녹아들어 제대로된 춤을 출수있을테니 빠지지 말아야 하지요. 2011-02-23 09:20:16
  이선배 아팠던친구 임현자!빨리쾌유하기를..일산에서 택시타고 달려온 옥주샘, 밸리에서 옷도 갈아입기전 호출된옥자샘,오늘온 친구들 모두 대단했어! 다른 사정일랑 물리치고 우선순위가 까투리였으니~ 사진없어도감칠맛나는 리포트.. 그런데 내가 받은 열쇄가 큰 뜻있었네!?! 2011-02-23 11:09:27
  양화진 예경이가 그렇게 바쁜 몸이었다니, 살짜기 문을 열고 빠져 나가는 그 모습에서는 고마움만이 ~
바쁜 몸을 쪼개 까투리에 정성을 보여 주는 친구들을 보면서 까투리의 힘을 느끼지요.
더도 덜도 말고 언제나 지금처럼, 까투리옆에는 또 다른 까투리가 있음을 ~~ 2011-02-23 12:36:18
  이예경 화진! 내가 더 고마와요...여러가지로... 2011-02-23 12:46:40
  양화진 그래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요,
못말리는 옥자샘, 옥주샘의 지극정성을 따라 뒤질세라 쫓아가는 복희, 현자 애기샘들까지,
까투리들이 이래저래 꼼짝 못하는 이유가 ㅎㅎ 나변에 있지 않음을 알고도 남음이 있지요.
2011-02-23 12:52:21
  송영숙 못말리는 까투리들...? 옥자샘, 옥주샘, 현자 아기샘, 새로 데뷰한 선배 아기샘, 까투리 모임을 우선으로 하는까투리들, 특히 바쁜 와중에 생생히 리포트해준 예경이, 모두모두 고맙네요. 아픈 친구, 피곤한 친구들아~ 얍!
이 기합소리에 모두 힘내시기를! 2011-02-23 14:43:15
  한경자 2박3일 사랑의 동산이라는 곳에 다녀왔더니 54마당 읽을 것이 밀려 있네 예경이의 자세한 리포트 덕에 궁금하던 까투리 소식 들어서 고마워 2011-02-23 22: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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