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22......2가 3개들어가는 날인데 세가지일이 겹쳐있다
교회에서 년1회하는 권사회 회식,
22년간 매주 화요일이면 가는 동네 도서관 독서모임 개학날
그리고 까투리 모임 가야하고 서기록도 써야하는 날...
모두가 기쁨이 있는 곳 그리고 같은 시간 오전 11시까지 가야하는곳
어느것 하나 만만한게 없는데 이를 어쩐담....
그래도 나의 최종 선택은 까투리...
부랴부랴 416호에 도착하니 현자샘의 아리랑 업그레이드 특강이 시작되었다
동작 하나하나를 꼭꼭 찍어 선명하게 해주니 고맙다
머리로는 아는데 음악에 맞추려면 몸이 얼렁뚱땅 넘어가는 때가 있었는데
자꾸만 몸으로 익히는게 제일 중요하지
아-리랑~ 아-리랑~ 아라아리이요오~
음악이 흐르니 우리들은 오른손위 저멀리를 응시하며 어느새 춤에 빠져든다
이제는 표정도 동작도 선율에 녹아들어 진짜 춤꾼을 닮아간다
순복네 집에서 처음으로 춤을 시작하던때가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본 동작이었는데 어찌나 어려웠던지....
얼마나 애를 먹었던가 ...
발동작을 배우고 익힌뒤 손동작과 함께 하려면 내 사지가 모두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몇년이 흘러 갔고 연습에 연습이 이어졌고....이제는
자연스럽게 잘 소화해내는 친구들이 너무나 대견스럽다
시선의 처리, 손가락을 맵시있게 연출하는법, 발목을 스치며 움직이는 스텦....
무릎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깨춤은 언제 필요한지
굴신은 어느 박자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제는 표정연기까지 신경쓰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옥주샘이 생기발랄 차림으로 활짝 웃지만 날카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현자샘이 땀흘리며 열심히 동작을 교정해주고 우리도 아리랑을 충분히 연습했다
노들강변으로 넘어가니 애잔한 모습으로 나풀나풀 추던 아리랑춤과는 달리
모두 시냇가의 봄바람따라 휘휘 늘어진 수양버들이 되었다
피곤해보이던 현자샘이 갑자기 눈이 반짝하며 신나게 돌아간다
몸살기가 있어 쉬어야되는가 했는데 춤추니 기운난다고 괜찮댄다
아유~ 엄마를 걱정하는 따님이 몸살기있는 엄마를 못가게 말리다가 했다는 말
"엄마는 마음은 벌써 무형문화재 감이라니까요" ...맞다
마음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 미래는 밝아요
오랜만에 노들강변의 신나는 선율에 맞춰 돌아가다가
이절 중간에서 모두가 깜빡 했다 동작이 생각이 안나는 것이다
다시하면 동작이 떠오르겠지 하면서 되풀이를 해보는데
현관문이 살짝 열렸다
아! 바다건너 발리섬에서 오전에 귀국한 옥자샘이 아닌가
방금 도착하여 열대의 여독이 묻은 얼굴로 연두색 반팔 발리 티를 입고서
활-짝 웃으니 너무나 반갑다 - 아니, 양심이 있징......반가운 마음 80 에 미안한 마음 20 이다
쉬지도 못하고....영감님 점심해드리고... 서둘러 왔다니 영감님께도 미안하다
그래도 옥자샘이 우리가 까먹은 동작을 채워줘서 노들강변이 힘을 얻었다
시간이 되자 도시락이 펼쳐지고 옥자의 여행담도 펼쳐진다
원숭이가 관광객들의 모자를 나꿔채고 신고 있는 샌들을 나꿔채서 어이없었단다
그런데 토박이 사람들은 원숭이에게 과일을 던져주어
과일을 받느라고 놓친 모자나 샌들을 주인에게 찾아주고 돈을 받더라고...
이거야 원....짜고치는 고스톱이네....별일이네....
다른 친구들의 여행담이니 인생담이 이어지고 유머시리즈가 등장하고
우리는 또 배꼽을 잡았다....벌써 소화가 다 된듯하다
다시 오후 연습 시작이요~
너플너플 커다란 보자기를 날리며 밸리댄스가 시작되었다
밸리춤 아기샘으로 등장한 선배가 맨 앞으로 쓱 나서서 우리가 박수를 쳤다
색색의 보자기들이 바람을 날리며 허공에서 현란하게 소용돌이를 친다
두가지 춤을 차례로 연습하다 관객과 출연자의 두편으로 나누어 해본다
앞줄로 뽑힌 세 친구가 열심히 기량을 보였다
교실에서 같은 시간에 똑같이 배워도 시험보면 다 백점이 나오지 않듯이
춤도 마찬가지....유난히 소질이 있어 잘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춤사랑, 친구사랑의 마음이라면 다 백점이 아닐까
춤을 가르치는 열띤 샘들의 모습에서, 열심히 따라하는 모두들에게서
그리고 도시락을 펼쳐놓고 서로 권하며 먹을 때가 그걸 확인하는 시간이다
사랑은 역시 나눌수록 커지는 것 같다
무슨 사정이 있던간에 모이기에 힘쓰고
춤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마음도 행복하다
먼 일산에서 남양주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달려오는 친구들
몸살기를 무시하고 여독을 뒤로하고 달려온 샘들
그리고 이런저런 사정이 많아도 춤사랑의 우리 친구들...
모두 대-단-해요!
출석 11명 (무순)
임현자 이옥주 김옥자 이선배 김경신
양화진 정 숙 손덕희 서혜자 박세자 이예경
다음모임
3월 1일 오전 11시
....앞으로 연습 시간이 얼마 안남았어요
4월 7일까정 5번 정도 연습해서 무대에 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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