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두 양주가 진주 어머니 모시고 남양주 병원에 다녀왔다
해는 구름 사이를 들락날락하고 바람도 불었지만 가을 볕은 역시 따갑다
엄마는 엊그제 복경 완이랑 지연 성희와 함께 아버지를 뵙고 오긴 했으나
내가 오늘 또 가자했더니 좋아하셨다
안그래도 아버지 생각이 나서 자주 가보고 싶었다고 하셨다
아버지께서 외로와 하시는것 같아서 그러신것 같다
그래서 아버지께 집에 가시자고 하면
고개를 저으시는데..........
이제는 병원이 제일 편하신거로 느껴지는 때문일까
오늘도 점심을 밖에 나가서 먹자 하지말고 병원안에서 해결하라고
우리를 보자마자 미리 말씀하시니 말이다
아버지를 모시고 밖으로 나와 휠체어를 밀고 언덕으로 올라가니
숲에선 풀벌레 소리 요란하고
새빨간 단풍잎이 누런빛이 감도는 가을초록 나무들과 어울려 보기 좋았다
아버지 풀벌레 소리 들리세요?
아니 아무 소리도 안들려.
그럼 저기 위에서 공사하느라 두드리는 소리는 들리세요?
잠시 귀를 기울이시더니 아주 멀리서 희미하게 들린다고 하신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지만 노화작용이 시작되면
신체기능을 하나씩 하나씩 거두어 가시는 하나님
그러나 우리는 안깐힘을 쓰며 안 놓치려 애를 쓴다
그저 가만히 있다보면 그냥 놓치고 마는 건가보다
아버지는 사위에게 아침운동을 놓지말고 꾸준히 해야한다고 당부하시고
엄마는 나이들면 자꾸 바지런이 움직여야 산다 강조에 강조를 하시고
엄마는 이렇게 걸을 수 있고 대화도 할 수 있고 행복하다 하신다
아버지께서는 오늘 10시부터 물리치료실에서 운동 하셨고
11시부터 우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셨고
12시에 점심을 드셨는데 엄마가 먹여드리셨더니 좋아하셨다
아버지께서 가래가 많아졌다 하셔서 도라지 환을 가지고 갔다
20알~30알을 물과 함께 드시면 좋다는데 .....간편하게 하려고
아버지 비빔밥위에 도라지환을 뿌려 드시게 했다
간병인 신씨는 이틀 휴가갔는데 내일 온다하여 딴 간병인이 와서 어설프게 도왔는데
창쪽 옆침대 70대 할아버지는 사사건건 큰소리로 간병인에게 잔소리를 계속 퍼부었다
아버지께도 코골아서 잠못이룬다고 매일 불평을 하며 아버지를 괴롭힌다던 분이다
훈육주임이 취미신듯 한데 그분을 누가 어쩔 것인가...
아버지는 전 병원에선 노익장 의사선생님과 책도 같이 읽고 대화를 나누고
같은 방 노인과 친구해서 바둑도 매일 두시고 산보도 같이하고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티비 같이 보고 이야기하고 그럭저럭 심심치 않으셨는데
새병원에선 의사들도 직원들도 매우 젊고 사무적으로 느껴진다고 하신다
아무래도 경기도 도립병원이라 개인병원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하신다
시설과 겉모양만 보고 괜히 병원을 바꿨나 하여 죄송한 생각이 든다
적응하기에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새병원이 뭔가 좀 따스함이나 끈적임이 부족한것 같기는 하다
그럼 앞으로 어쩌지?.......
아버지께서 병원에서 하는 노래교실이라던가 작업교실이라던가
아니면 교회예배 시간등 특별활동 시간에 자주 참여하셔서
사람들을 많이 접하시면서 사귈 기회를 만들어 보시면 어떨지......
세상일이 거저 되는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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