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성악 발성법

발성법 2 [중급]

이예경 2009. 8. 15. 00:22

발성법 2 [중급 발성법] ver 1.1

 

전 음역에 걸쳐 소리를 정확히 잡고 비성과 후성을 없앴다면 일차적인 발성은 완성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차적인 발성의 완성은 노래를잘 부른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조건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불충분하다.

 

실제로 우리는 여러 종류의 노래를 부른다. 일차적인 발성의 완성은 한 종 류의 음색을 완벽히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한 종류의 음색은 여러 종류의 노래를 다 커버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모든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종류의 노래만 잘 부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다양하지 못한 음색은 감정 표현에 있어서도 심한 제약을 주게 된다.

 

다양한 음색을 구사하는 가창자와 한 가지 음색만 마스터한 가창자를 비교한다면 정상인과 절름발이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절름발이는 적어도 걸을 수는 있다는 점에서 앉은뱅이보다는 훨씬 낫지만 정상인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걷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뛰지도 못한다.

 

한 가지 음색만 갖고 있는 것도 가창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하게 제약한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가창자가 가질 수 있는 자유도는 다음 과 같은 것들이 있다. 발음, 음높이, 음량, 굵기, 탁한 정도, 그리고 소리 를 잡은 정도. 시간에 따른 변화를 고려한다면 어조, 어택, 바이브레이션 등등 상당히 많은 것들이 추가될 수 있지만, 일단은 논의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시간에 대해 일정한 것들만 고려하자.

노래가 주어지면 기본적으로 발음과 음높이가 주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 에서 가창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음량, 굵기, 탁한 정도, 소리를 잡은 정도의 네 가지이다.

종종 음량도 악보상에 표시되기도 하지만, 표시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크게 작게만 표시되므로 전체적으로 크게 혹은 작게 조절하는 것은 항상 자유스럽게 남아있을 뿐더러 세세한 부분에 서의 음량은 맘대로 조정 가능하다.

 

이렇게 네 가지의 자유도 중에서 탁한 소리는 일단은 최대한 맑은 소리로 연습하는 걸로 한다. 탁한 소리는 다른 모든 것들이 마스터된 이후에 연습해도 충분할 뿐더러, 너무 일찍 연습하면 발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쳐서 가창의 발전을 지연시킨다.

또한 소리를 잡는 정도도 최대한 잡고 부르는 걸 원칙으로 한다. 사실 소리를 잘 못 잡을때 보통 문제가 될 뿐, 소리를 잘 잡고 부르는 것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특수한 효과를 내기 위해 종종 잡지 않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기교적인 것이고 부수적인 것이다. 발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을 때 그러한 걸 연습하면 노래가 늘지 않는다. 이럴 때에 실제적으로 주어지는 자유도는 음량과 굵기 이 두 가지 뿐이다.

 

음량(크게 vs 작게)과 굵기(굵게 vs 가늘게)의 두 가지 자유도는 네 가지의 조합을 만든다.

그 중에서 특히 자주 쓰이면서 연습하기도 상대적으로 쉬운 두 가지 조합이 크고 굵은 소리와 작고 가는 소리이다. 굵은 소리는 크게내기 쉽고 작게 내기는 상대적으로 훨씬 어려우며, 반대로 가는 소리는 작게 내기 쉽고 크게 내긴 어려운 법이다. 이 두 가지 조합은 성악에선 일찌기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첫째 범주에 들어가는 소리를 일컬어 극적이다, 드라마틱(dramatic)하다라고 이야기했고,

둘째 범주에 들어가는 소리는 서정적이다, 리릭(lyric)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리하여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등의 성종의 분류와 별개로 드라마틱하다 리릭하다라는 분류를 했다. 그렇게 해서 드라마틱 테너니 리릭 소프라노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완성된 가창자라면 드라마틱한 소리와 리릭한 소리를 다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일차적인 음색 조절 연습은 바로 이렇게 드라마틱한 소리와 리릭한 소리를 다 구사하는 연습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소리밖에는 가지지 못했던 상태에서, 연습을 거듭해서 두 가지의 뚜렷이 구별되는 소리를 가지게 되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연습을 하면 할 수록 두 가지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 져야 한다.

이 연습을 위해서는 공명 중심점의 이동이 필수적이다. 공명 중심점이라 함은 소리를 낼 때 몸에서 느껴지는 진동의 중심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이 개념은 다분히 이미지적인 것이다. 몸의 진동의 느낌과 귀로 들리는 음색의 변화가 연계되어 머리속에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미지메이킹 작 업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도 레 미 등등으로 이름붙여진 음높이란 것 자체도 머릿속에 청각과 함께 만들어진 이미지이다. 머리속에 "라" 라는 음을 그리면 몸이 그에 반응해서 440 Hz 짜리 음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초당 440번 성대를 진동시켜라 라고 이야기해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그러한 것을 우리는 도 레 미 ... 라는, 음계라는 이미지를 형성함으로써 이루어 내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공명 중심점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통제함으로써 우리 몸이 자연스럽게 굵기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가는 소리는 공명 중심점을 앞으로, 혹은 위로 올림으로써 얻어지고, 반대로 굵은 소리는 공명 중심점을 뒤로, 혹은 아래로 내림으로써 얻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공명 중심점의 이동은 완벽히 자유스럽게 할 수 없는데, 그것은 공명 중심점의 이동과 음높이가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음 높이가 높아질수록 공명 중심점도 위로 올라간다.(높은 소리, 낮은 소리라 이름 붙여진 근원은 아마도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실제로 연습할 때엔 일정한 음높이를 유지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공명점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느다란 소리는 두성 또는 비성이고, 굵은 소리는 흉성이다. 실제 우리가 노래할 때에 쓰는 공명강은 주로 비강과 인두강이고, 비강 앞부분에선 비성이, 비강 뒷부분에선 두성이, 인두강에선 흉성이 각각 만들어진다.

이 중 비성은 여러가지 점에 있어서 않 좋은 면이 많기 때문에 잘 쓰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했다. 따라서 굵기 조절 연습시에는 두성 연습과 흉성 연습을 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가 노래를 부를 때엔 순수한 두성이나 순수한 흉성은 거의 쓰지 않고 섞어 쓰게 마련이지만, 드라마틱한 소리와 리릭한 소리의 차이를 최대한 벌려서 넓은 표현의 자유도를 얻기 위해서 되도록이면 가느다란 두성과 되도록 굵은 흉성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연습시의 음량은 항상 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 성량으로 한다. 특히 고음역에서는 작게 소리내는 것이 크게 소리내는 것보다 어렵기 마련이므로 크게 소리내는 것을 먼저 연습한다. 그것이 익숙해졌을 때에 비 로소 작게 소리내는 걸 연습할 수 있다.

 

연습은 단음으로 하는데, 평소 말하는 톤보다 좀 높지만 목엔 그리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음높이로 하는 것이 소리에 힘을 싣기 좋을 것이다. 먼저 연습할 것은 흉성이다. 이 굵은 소리는 목에 힘 주는 것만 주의해 주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먼저 육성(말하는 톤)으로 소리를 낸다. 이 때, 공명점은 입 안에 위치 한다. 그러다가 공명점을 뒤로 쭈욱 끌어당기면서 흉성으로 전환시킨다. 발음은 "예(육성)--- 이(흉성)---"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육성 톤을 약간 굵게 잡으면 조금 더 쉽게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흉성이 정확히 잡혔나를 체크하기 위해서 흉성으로 소리 낼 때는 바이브레이션을 집어넣는다. 원래 바이브레이션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흉성을 낼 때는 못한다면 아직 흉성을 정확히 잡지 못한 것이다. 원래 목소리의 톤이 좀 높은 사람들은 이 흉성을 잡는 것이 굉장히 힘든 반면에, 톤이 낮고 목소리가 굵은 사람들은 쉽게 흉성을 잡는다. 이것은 소질과 재능의 차이가 아니라 단지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조금 사용하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보통 흉성이 잘 되면 두성은 잘 안 되는 법이기에 공평하다. 잘 안 되는 사람들은 되도록 공명점을 뒤로 끌어당기려 노력하다보면 언젠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 다. 이렇게 해서 흉성을 어느 정도 마스터하면 굵은 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덤으로 안정된 저음역도 얻는다.

 

이젠 두성을 연습할 차례인데, 이 연습엔 목에 힘을 안 주는 것 외에도 비성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는 주의가 또 필요 하다.

연습방법은 먼저 육성을 내고 다음 공명점을 뒤로 끌어당겨서 흉성으로 전환한 후, 공명점을 살짝 위로 띄우면서 두성으로 전환시킨다. 발음은 "예(육성)--- 이(흉성)--- 아(두성)--- "으로 하는 것이 쉽다.

흉성과 두성 에는 바이브레이션을 집어 넣어서 소리를 잡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한다. 그리고 두성을 낼 때 코를 막아 소리가 변하지 않는지의 여부도 확인한다. 만약에 코를 막았을 때 소리가 변한다면, 소리가 입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코로도 새어 나오고 있다는 증거이며, 이것은 비성이 나오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비성은 일반적으로는 흉성과 섞이기 힘들기 때문에 흉성을 내다 가 두성으로 전환하는 것이 비성으로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두성 소리는 되도록 가늘게 잡아서 흉성과의 차이를 벌리는 것이 좋다. 두성 이 마스터되면 안정된 고음역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제 흉성과 두성을 마스터하면 가성도 같이 연습한다. 가성 두성과 가성 흉성이 다 가능한데, 가성 흉성은 진성 흉성과 음색상으로 구별할 수 없을것이다.

 

흉성 자체가 오실로스코프로 분석하면 배음이 많이 섞인 소리라서 2배음인 가성 흉성과 기본 진동인 진성 흉성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두성의 경우에도 비슷하긴 하되, 가성 두성에 비해 진성 두성의 음색이 좀 날카롭게 들린다.

 

두성은 배음이 별로 실리지 않은 소리라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앞서서 가성으로 모음 순화 연습을 했었다면 이미 가성 두성 을 잡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가성 자체도 보통 비성이나 두성으로 나게 마련인데, 비성을 없애고 가성을 내다 보면 두성 가성이 나오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성 두성의 개념도 두성 연습을 통해 보다 확고히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 가성 두성과 진성 두성이야말로 가성과 진성을 연결하 는 매개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