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이냐 저주냐
이예경
인간 복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매스컴에서 연일 보도하느라 바쁘다. 병든 장기를 새로 복제하여 교체하면 인간 수명이 더 길어질 것이다. 난치병 환자들이 벌써 이천 명 이상 신청했다는 소문이다. 안 그래도 과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은 구십대로 길어지고 있다. 현재 회갑을 넘긴 사람은 구순까지의 생존을 보장받은 것이라고 들었다. 그래선지 육순을 바라보는 나는 앞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친구의 96세 어머님은 혼자된 70세 아들과 둘이 사시는데 매일 등산을 가시고 동네시장이 비싸다면서 버스로 세정거장거리의 재래시장을 다니신다. 아래층을 세주어 셋돈으로 생활하시며 정신도 맑으시단다.
어머님이 이번 가을에 뇌경색으로 갑자기 입원을 하셨다. 82세로 어제까지 매우 건강하셨기에 자손들의 충격은 컸다. 일반병원에서 한달간 치료를 받으니 어눌했던 말씨는 돌아왔으나 보행기를 붙잡고도 잘 걷지는 못하신다. 물리치료를 위해 노인병원으로 옮겨드리기 위해 가까운 병원에 가보았다.
병원은 내부가 아주 깨끗하고 인터넷에서 보았던 여러 조건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7층 일반병실에 올라가보니 방마다 노인들이 식사 중인데 방문객이라고는 나 혼자이고 도서관 같이 조용하다. 나는 마치 누구 병문안이나 온 듯이 이방 저방 기웃거리다가 인상 좋아보이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분은 입원 7 개월째인데 심장이 약해서 외출을 못하니 집에서 혼자는 살기 힘들었는데, 여기 들어오니 의사가 대기하고 가사노동도 필요 없고 안심이라며 조용해서 좋다했다.
8층 보호병실엔 주로 90세이상 할머니들이 계신다. 방마다 할머니들로 차있는데도 내 숨소리에 내가 놀랠 정도로 조용하기만 하다. 그런데 6인 중 4명은 코에 영양을 공급하는 튜브를 끼고 있다. 7년간 투병중이라는 어느 할머니는 의식도 없고 생기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알 수는 없지만 영혼도 떠나버린 것 아닐까 의심이 날 정도이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노인인데 자식들의 피를 수혈 받아 그렇게 살아야할 이유가 무얼까 싶기도 하다.
다른 할머니들은 식사를 혼자 떠 잡숫고 있는데 치아는 하나도 없이 호물호물, 손은 주름투성이, 눈은 촛점이 흐리고 동작은 느리고 어깨는 한줌, 비쩍 마른 새하얀 얼굴은 미이라 같아 보기에는 좀 무섭다. 그래도 입을 크게 벌리고 열심히 숟가락을 움직이신다. 불쌍하다.
귀가 길에 노인들의 모습이 선하여 마음이 언짢다. “아냐, 난 저렇게 될 때까지 살고 싶지 않아.”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다. 그래도 자손들은 거액 보증금에 월 이백만원이상을 꼬박꼬박 지불하고 있겠지. 아무리 잘 산다 해도 매달 그렇게 지불하는 일은 쉽다고 볼 수 없지. 내 외아들은 내가 늙으면 그렇게 해 줄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건강하게 살다가 아들에게 폐끼치지 않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기도를 많이 해야 이루어지는 복이라고 하던데.......
노인을 집에서 모시다가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에 보내드린 자녀들이 하는 말,인데,
월 비용이 200만원인줄 알았는데 300만원을 내라해서 이유를 물으니
기력이 떨어져 영양제를 계속 드렸다며 그건 보험이 안된다고 하더라
음식을 못 삼키셔서 얼떨결에 콧줄을 달은지 7개월째인데 의식은 갔고 아들도 못알아보신다.
3 년이 되니 간병에 돈이 일억원이상 지출했더라
시어머님이 식물인간 4년이 넘도록 병원에 계신다
2 년전부터는 눈도 못 뜨시고 아들이 얘기하거나 손잡아도 아무 반응이 없는데
간병인 말로는 식사도 잘하시고 대변도 잘 보시고 건강하시다 하더라
현대 의술의 발달로 병원에서는 노인이 자연사하게 두지 않고
일상 생활의 회복이 불가능한 노인들을 데려다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떡하든 살게 만드는 것 같다
ㅇ집에서 모셨더니 날이 갈수록 집안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고
집안에 회색분위기가 가득차고 식구들이 모두 우울증에 걸렸다
5년 째인데 형제도 친척들도 발길을 끊은지 오래되었고
이젠 젊은 사람들의 인생을 멍들게하는 노인이 미운 생각이 든다
ㅇ노인을 요양원에 보내고 일주일에 한번 면회를 가는데
그렇게 밉던 노인이 가끔 만나니 미운생각은 다 잊었고 기도가 절로 나온다
이제야 내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 같다
ㅇ노인이 여러해 병원에 계신동안 비용도 만만찮았고 집안의 화목이 다 금 갔다 얼마전에 돌아가신 후 지금은 집안 분위기가 확 바뀌었고 다툴일도 없어졌다 노인문제가 큰 골치거리였었다
인간 수명을 연장하려고 연구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60세를 넘긴 사람은 90세이상 사는게 보장된다는 의사의 연구결과도 들었다
앞으로는 120세까지 사는 사람이 많을꺼라고도 한다
최근까지 일본에서 살다온 친구는 거기서는 초상집에 가보면
고인의 나이가 107세, 105세는 보통이고.......거의가 100살이 넘었더라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 의문은
의술의 발달로 오래 살게 된 것이 신의 축복이냐, 신의 저주냐
우리모두에게, 또 노부모가 살아계신집안에서 항상 걱정하는게 바로 이거 같다. 정말로 살아있을때, 내 발로 내 정신으로 걸어다닐수 있을때, 축복받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야 할 것이다. 내 의지대로 움직이며 오래사는 건 신의 축복이지만 코마상태로 오래 생명이 붙어있는 건 신의 저주같다. 나도 항상 기도한다 ..
주여 자는잠에 가게하소서..하고 .우리 어머님께도 자식들을 위한 기도보다는
어머님 의 죽음복에 대해 기도하시라 한다. 어머님이 아직은 건강하시니
함께사시는 게 나한테는 훨씬 좋다. 우선 남편과의 잦은 다툼에 중재자도 되어주신다.
신앙이 있으셔서 잘 살려고 노력하시고 다행이다. 죽음연습을 몇번씩이나 하셨는데.........
장수가 신의 축복인지는 알 수 없지만 복된 죽음을 맞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에게
신은 축복된 죽음을 주시리라고 믿는다.
'노인의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리케인이 지난 후 (0) | 2009.07.09 |
---|---|
칠순 선물 (0) | 2009.07.09 |
내집에 가고 싶다 (0) | 2009.07.09 |
한밤중에 일어난 일 (0) | 2009.07.09 |
냉면 (0) | 2009.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