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salt desert 2

이예경 2017. 3. 3. 16:14

우유니 소금사막 3일째, 새벽 5시 기상, 6시 반에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떠났다.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를 갈 때도 있었고, 때로는 길이 아닌 사막의 그냥 지름길로 달리기도 했다. 시골의 마을에는 낮은 건물에다 지붕에는 돌을 얹어놓은 곳이 많았다.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가는 차량 행렬

 

우유니 사막은 그야말로 하얀색의 세상이었고, 멀리 높은 산의 그림자가 고여 있는 물에 선명하게 비쳤다. 모두들 철부지 아이들처럼 뛰고 몸을 구부리고 나오지도 않는 온갖 포즈를 다 취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물이 고인 곳에서 한참 사진을 찍고는 물고기 섬으로 또 달렸다. 물이 없는 소금사막을 한참 달려서 200년이 넘은 큰 선인장이 즐비한 섬으로 올라갔다. 선인장이 서로 키를 재고 있는 이곳이 옛날에는 바다였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 볼리비아는 칠레와 브라질 등과 접해 있는 바다를 끼고 있는 않은 나라이기 때문이었다. 

물고기 섬을 나와서 귀환하는 우유니 소금사막은 수평선 밖에 먼산이 가끔 보였고, 하늘의 구름이 너무 아름답고 평화스러웠다. 한 시간 가까이 달렸는데도 수평선 그대로였고, 달리는 승차감은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과 같았다. 먼지도 나지 않고 승차감이 좋아서 소금사막을 달리는 중에도 잠이 쏟아졌다. 일행을 태운 차량 5대가 마치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같이 힘차게 달렸다. 멀리 트럭들이 보이는 것은 소금을 채취하는 차량이라고 한다. 점심 때가 한참 지나서 소금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우유니 소금사막

 

우유니 소금사막을 달리는 차량

 

우유니 소금사막에 비친 산


 

 우유니 소금사막

   

 

우유니 소금사막의 컵라면에 빠진 아내

 

 

우유니 소금사막

 

우유니 소금사막

 

우유니 소금사막

 

우유니 소금사막

 

 

우유니 소금사막 물고기섬의 선인장

 

우유니 소금사막 물고기섬의 선인장

 

 

우유니 소금사막 물고기섬의 선인장

 

 

우유니 소금사막 물고기섬의 선인장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건물은 모두 소금으로 만들어졌고, 식탁과 의자도 소금으로 만들어졌다. 라마 고기와 야채가 나왔고, 후식으로는 통조림 복숭아가 나왔다. 우리를 실은 기사와 현지 가이드는 나중에 우리가 먹고 남은 음식을 가득 담아서 먹고 있었다. 우리는 처음에는 음식이 남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억지로 다 먹으려고 했지만 기사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는 손을 안 댄 고기를 덜어주려고 했고, 야채와 후식용 복숭아 통조림도 좀 남겨 놓았다. 여행객들을 멀리까지 실어나르고 안내하면서 여행객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가득 담아서 먹는 그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들의 앞길에 항상 행복과 은혜가 가득 하기를 빌어본다.               

우리는 소금사막 부근의 기념품점을 나와서 기차 무덤을 들렀다. 그곳에는  기차의 흔적을 알려주는 고철들이 즐비하게 널려져 있었다. 언젠가 저 기차들이 공장에서 만들어져서 넓은 벌판을 기운차게 달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고철로 덩그라니 남아 있는 것을 것을 보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를 또 한번 느끼게 되었다. 

 

 기차무덤으로 가는 길

 

 

기차무덤

 

기차무덤

 다음은 우유니 마을에서 샤워를 했다. 1인당 10볼리비아노(2천원)였다. 먼저 샤워를 한 사람이 나오면 다음 사람이 들어가는 모습은 거의 피난민의 수준이었다. 샤워를 한 후 머리를 말리고, 밤 버스를 타기 위해 옷을 갈아입느나 정말 야단이었다. 우유니 시내는 도로 포장이 전혀 안 되어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먼저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간이식당 같은 칸막이로 되어 있는 좁은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안쓰러워 보였다.

 

 

  우유니 시내의 공동샤워장 

 

오후 6시 조금 지나서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로 가는 야간버스(디럭스 카마)를 탔다. 야간 침대버스라고 했지만 우리 나라의 우등고속버스보다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았다. 버스를 타자마자 저녁식사로 쓰파게티가 나왔다. 입에 맞아서 아내도 반쯤은 먹었다. 내일 아침까지는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버스에 몸을 싣고 눈을 감았다. 창밖에는 불빛 하나 없이 캄캄하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각자에 주어진 여건에다 자신의 의지를 담아서 어딘가로 계속 가고 있는 것이다.  

 

  우유니 시내에서 라파스로 가는 야간버스

 

비포장 도로를 몇 시간동안 달리더니 중간에 서 버렸다. 원인이 무엇인지 몰라도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고도 몇 번을 가다 서다 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더니 새벽 2시가 조금 넘어서는 엔진 고장으로 다른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모포와 짐을 모두 가지고 버스에서 내려서 길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아내는 허리가 아파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렸다. 그래서 등을 주물러주고 두드려 줬다. 입에서는 단내가 났고, 코를 풀면 빨간 핏덩어리가 나왔다. 나는 지금 여행을 하고 있는가? 고행을 하고 있는가?

볼리비아는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도로는 거의 대부분이 비포장도로에 먼지를 날리고 도로에는 이정표가 없었다. 우리 나라의 도로공사할 때 임시로 안내하는 방법으로 쓰는 화살표가 가끔 보이는 게 전부였다. 수도 라파스가 가까워져도 계속 비포장도로이다. 그런데 왜 입국절차는 그렇게 까다로운지, 황열별 주사 확인서에, 유일하게 대사관까지 가서 비자 신청을 해야 하는지. 이렇게 어렵고 후진적인 나라가 있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잘 살고 있는가?

 한편 생각해 보면 이들이 우리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 모른다. 비록 경제적이나 환경적으로 척박하다고 해도 더 이상 욕심이 없이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며서 살 수 있다면 아마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볼리비아의 사람들은 순수한 인디오가 55%로 남미 중 원주민이 가장 많은 나라이며, 여자는 하나 같이 모두 머리를 두 갈레로 땋아서 끝을 묶었다. 그리고 치마를 여러 겹을 입어서 둔해 보여도 머리에 그냥 얹어놓은 듯한 동그란 모자가 품위있어 보였다. 

 

우리가 오후 6시에 우유니를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6시가 좀 넘어서 라파스 공항에 도착했으니 버스를 12시간이나 탄 것이었다. 그런데 뒤에 들은 얘기지만 우리가 편하게 잠자면서 온 길 중 약 40km는 안데스 산맥의 천길 낭떠러지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세상 모르고 잠을 자면서 안데스 산맥을 무사히 넘어온 것이었다.   (2014.2.26)

볼리비아인의 전통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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