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교실

식해이야기

이예경 2016. 7. 14. 21:36

식해는 생선을 토막 친 다음에 소금, 조밥, 고춧가루, 무 등을 넣고 버무려 삭힌 음식입니다. 소금을 침장원으로 사용하는 젓갈류와는 달리 곡류를 혼합해 숙성 발효시킨 음식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곡식의 "식" 자와 어육으로 담근 젓갈 "해" 자를 합쳐서 씁니다.
우리 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고루 분포하는 음식이며, 우리 나라에서는 함경도 지방의 가자미식해와 도루묵식해, 강원도의 북어식해, 경상도의 마른고기식해, 황해도 연안식해 등이 유명하며 지방마다 고유한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옛 문헌에 나타나는 시기는 17세기 초의 음식과 관련된 문헌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에는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개 기본재료는 엿기름, 소금, 생선, 좁쌀이나 찹쌀이 쓰이며, 여기에 고추, 마늘, 파, 무, 생강 등 매운 양념이 첨가됩니다.
동해안에서 즐겨 먹는 음식인데, 겨울철에 단백질과 칼슘을 보충하기 위하여 생선을 이용한 저장, 발효식품으로 가공하여 밑반찬으로 입맛을 돋우며,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식해에 관련되어 전해 내려오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면,
중국 송나라 때의 대표적인 시인인 소동파(蘇東坡)와 관련된 이야기 입니다.
언젠가 소동파가 필화사건으로 옥살이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소동파는 아들과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면 식해를 들여보내 이를 알리기로 서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때마침 아들이 옥바라지를 위한 돈이 떨어져 이를 구하고자 잠시 소동파의 옥바라지를 친척에게 맡겼는데 부자간의 약속을 모르던 친척이 식해를 들여 보냈었다고 합니다. 이에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진 것으로 알고 허탈감에 빠진 소동파는 당시의 황제였던 신종(神宗)에게 시를 지어 바침으로써 그 시에 감동한 신종이 그를 사면하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가자미식해, 명태식해 등이 최근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식해류입이다.
가자미 식해는 싱싱한 가자미를 채 썬 무와 함께 양념하여 버무린 저장음식입이다. 함경도 등 북방식 음식으로 무채를 썰어 넣어서 입 맛이 없을 때 반찬으로 먹으면 더욱 좋은 음식입니다.
특히, 무와 가자미가 잘 섞여 숙성된 가자미 식해는 사각사각한 무와 뼈째로 씹히는 가자미 맛이 일품입니다.
재료로는 가자미, 쌀, 엿기름, 조, 고춧가루, 무, 마늘, 파, 생강, 소금 등이 쓰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자미가 꼬들꼬들하게 되었을 때 메좁쌀로 밥을 약간 되게 지어서 식힙니다.
2. 가자미에 메조밥과 마늘, 고춧가루를 넣은 다음 함께 덮어 꼭꼭 눌러서 덥지 않은 방 윗목에 놓고 담요 한 장을 덮어 놓습니다.
3. 1주일 정도 지나서 가자미살이 약간 익으면 무를 굵직굵직하게 채썰기하여 소금을 약간 뿌려 물기를 꼭 짜서 놓습니다.
4. 큰 그릇에 가자미를 무와 마늘, 파, 생강, 고춧가루와 함께 넣고 슬슬 버무려서 다시 간을 맞춥니다.
5. 단지에 넣어 위를 덮어서 꼭꼭 눌러 단지를 꼭 봉하고 윗목에 담요 한 장을 덮어서 익힙니다.
식해 익히는 온도는 보통 20도 정도에서 은근히 익히는 것이 좋으며 1주일 정도의 기간을 예상합니다.
7. 식해가 약간 익으면 무를 큼직하게 채로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없애고 큰 그릇에 식해를 부어놓고 함께 버무려 다시금 고추가루, 마늘, 설탕, 생강, 파 다진 것을 버무려 단지에 넣으면 2~3일 정도 지나서 먹을 수 있습니다.

                                                                     
          
  • 가자미식해 조리법

    1. 가자미는 비늘을 긁어 내고 머리와 꼬리를 떼고 내장을 뺀 다음 물에 씻어서 소금에 절여 하룻밤정도 재어 놓는다.
    2.  무는 깨끗이 씻어서 소금에 절여 놓는다.
    3.  파ㆍ마늘ㆍ생강은 각각 곱게 다져 놓는다.
    4.  엿기름은 빻아 고운 체에 내려 가루를 만들어 놓는다.
    5.  좁쌀은 깨끗이 씻어 잘 일어 된 밥을 짓는다.
    6.  절인 가자미는 헹구어 물기를 완전히 빼거나 꾸덕꾸덕하게 말려 놓는다.
    7.  절인 무도 소금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 짜 놓는다.
    8.  가자미는 큼직하게 토막을 내 놓는다.
    9.  넓은 그릇에 무를 넣고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리고,
    10. 붉은 물이 들면 조밥ㆍ파ㆍ마늘ㆍ생상ㆍ소금ㆍ가자미를 넣어 고루 섞으면서
    11. 엿기름 가루를 넣어 다시 버무린다.
    12.  항아리에 버무린 재료를 담아 꼭 눌러서
    13. 3~4일간 따뜻한 곳에 두어 삭히는데, 잘 삭으면 물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