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 지혜

감정조절이 어려운 아이들

이예경 2013. 1. 21. 19:55
하루 종일 징징대고 떼쓰는 아이와 함께하다 보면 엄마도 인내심이 바닥날 때가 있다. 결국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해 “도대체 왜 그러니?”라고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혼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만큼 뇌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아이의 감정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와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가치 있는 사람인지, 감정적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살펴보면 부모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 행동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탓하기 전에 부모의 양육법에 문제가 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아이들은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한다. 발 구르기, 소리 지르기, 집어던지기 등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뜻이다. 많은 부모들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아이의 울음에, 짜증에 잘 대처했는지 돌이켜보자.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상호작용이 원만하지 못할 때 아이는 불안한 감정을 문제 행동으로 표출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은 아이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감정을 잘 처리할 수 있다. 행복한 아이는 행복, 화, 슬픔, 두려움 등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컨트롤할 줄 아는 아이다.
공감해주기
긍정적인 감정이든 부정적인 감정이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그대로 인정해주자.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을 한다. 감정을 공감할 때는 아이의 마음이 되어 진지하게 공감해준다. 아이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의 한계를 정해주기
아이의 감정을 무조건 받아주기면 하면 안 된다. 감정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행동할 때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행동에 한계를 정해주지 않으면, 어떤 행동이든 다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감정 상태의 원인을 파악한 후, 최선을 다해 상황을 설명하고 때로는 아이의 뜻대로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이해시킨다. 아이와 똑같이 흥분하지 말고 목소리 톤을 평소보다 낮추면 좋다.
화를 내거나 짜증낼 때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아이들이 하는 행동이 바로 ‘소리 지르기나 던지기’. 아이들은 감정에 잘 휩싸이기 때문에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같이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건 금물. “안 돼”, “그만” 등 강한 어조로 막기보다는 우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가 어떻게 도와줄까?” 물어보고 아이와 함께 해결책을 이야기해보자.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아이의 짜증이 줄어들 것이다.
밖에서 떼 쓸 때
아이가 무작정 떼를 쓸 때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떼쓰는 이유부터 파악하자. 떼쓰는 아이의 감정에 귀기울이고 들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면 된다. 무조건 아이의 주장을 무시하고 끝까지 들어주지 않는 것은 아이를 더 심한 떼쟁이로 만들 수 있다. 만약 절대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면 아이와 함께 있는 자리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것은 사줄 수 없어”라고 말하고 카운트다운 후 자리를 떠나면 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한 번 결정한 내용은 번복하지 말고 부모가 일관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에 집착할 때
아이가 집착하는 물건을 강제로 빼앗거나 없애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아이를 불안하게 하고 더욱 집착하게 만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게임이나 TV에 집착하는 아이라면 ‘규칙 정하기’를 해보자. 일정 시간 동안만 게임을 하거나 하루에 한 가지 TV프로그램만 보는 등 아이와 함께 규칙을 정해 지키도록 하면 효과가 있다.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때
친구를 때리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폭력적인 아이를 둔 부모들은 ‘도대체 아이가 왜 이럴까’ 걱정이 많다. 이처럼 자신의 공격성을 드러내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추스르지 못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일 수 있다. 또한 부모가 평소에 화를 자주 내면 아이도 덩달아 화를 잘 낼 가능성이 높다. 6세 이전 아이들은 화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폭력적인 행동은 대부분 성장하면서 없어진다. 부모는 아이가 왜 때리는 행동을 하는지 이유를 파악하고, 아이에게 때리지 않고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도록 하자.
<< 아빠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친구 같은 아빠(Friendy)’ 되기 >>
항상 바쁘고 피곤한 아빠는 아이에게도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아빠 싫어! 엄마랑 할래”라고 외치며 아빠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의외로 친구 같은 아빠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아빠’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아이와 함께 놀면 된다. 이때 아빠가 놀이를 주도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허리를 숙이고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두 눈을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프렌디’ 자격이 충분하다.
무엇을 하고 놀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빠가 아이와 함께 한다는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아이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평소 아빠가 좋아하는 야구장에 아이와 함께 가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아이와 노는 게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라 아빠가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