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노약자석

이예경 2012. 8. 1. 07:36

노약자석

이예경

 

만원전철을 타면 항상 경로석이 궁금하다

오늘따라 청년이 앉아있다

 

서있는 노인 한분이 그 자리가 탐나서 힐긋

“이봐 일어낫! 여긴 경로석이야”

 

“넷!” 청년이 엉거주춤 천천이 일어나는데

의외로 그는 심한 지체장애자였다

 

저런! 모두가 찔끔 했지만

에헴! 노인은 무심하게 자리에 앉았다

 

불안하게 기둥을 붙잡고 서있는 청년에게

미안한 마음을 어쩔 수 없다

 

경로석 맞지만,

또한, 노약자석이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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