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중학생 상담이나 초등학교 학부형들 주로 부인들 상담을 했었던 나는
노인복지관에 와서 일하려니 생소한 점이 많았다
다들 시어머니 같은 사람들, 시아버지 같은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남편 친구나 선배같은 권위적 분위기의 어르신들
평소에 내가 어려워했던 사람들과 닮은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자분들은 이야기 하다보면 언니 같고 형님 같아서 해볼만 했다
이야기의 말문을 열어드리고 경청해드리면 기대보다 빨리 이야기 보따리가 터지고
처음 시작이 뭐였던간에 그분의 일생이 다 이어져나온다
어떤 집안에서 태어났고 한창때는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았는지
결혼생활은 어떠했으며 아이들은 어떻게 키웠는지 자랑스레 나오고
자신의 꿈을 잊고 살다가 이제는 뭔가 마음의 여유가 생겨
그전부터 생각을 잊지 않았던 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
이야기 중에 소녀의 얼굴이 되었다가 도로 현실로 돌아왔다 하고
현재와 과거를 오락가락 하면서 생기가 흐르기도 한다
나는 그런 모습에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노인들은 좀 연세가 들었다는 것 일 뿐 마음은 어릴적이나 똑같다는걸
그 분 들은 가실 날이 얼마 안 남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라
세상에 태어나서 자기가 맡은 책임과 의무를 거의 다 마쳐
이제는 훈장을 받아야할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여생을 새롭게 살려고 복지관에 나오셨고
그동안에 식구들 때문에 바빠서 못했던 것을 해보려는
의욕에 찬 훌륭하신 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나니 나도 용기를 얻는다
배울 점이 많은 분들이라 존경심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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