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수요일
아침부터 서둘러 갔더니 11시 전에 매그너스에 도착했다
5층에 올라가니 마침 아버지께서 막 바둑이 한판 끝나 흰돌 검은돌을 가리는 중이었고
우리가 가까이 가니 활짝 웃으시며 상대에게 그만하겠다하셨고
상대 할아버지는 아쉬워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셔서
우리는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며 팥앙금 캔디를 나눠드렸다
자리를 잡고 앉자 나는 예배부터 드리고 싶었지만
아버지와 엄마는 얘기거리가 많아 틈을 주지 않았다
에라 밥먹고 하면 되지 생각하고 옆에 앉아 있으려니
내 마음은 예배생각으로 가득차있어서
숙제를 안하고 있는것 같아 맘이 편치 앉았다
점심을 먹고 다시 와서 아버지 침대곁으로 다가갔다
예배를 드리자고 하니 귀찮은 표정으로 딴얘기만 하시다가
이것 저것 자꾸만 다른 얘기만 물어보시더니 싫다고 하신다
내 뒤에 동생들이 주루륵 앉아서 보고 있는데 그냥 올 수는 없지
찬송가를 1절만 부르고 성12/9경은 찾지도 못하고 머쓱해있다가
그냥 아버지 등을 두드리며 기도만 길게 해드리고 헤어졌다
그러나 귀가길에 마음이 매우 찝찝했고 온몸이 노곤했고 자꾸만 눈이 감겼다
그리고 마음도 몸도 팔다리까지 천근만근.....
심약한 나는 자꾸만 눈물만 삼킨다 .....왜그런지 모르겠다
시어머님과는 그동안 하루도 거르지않고 예배를 잘 드리고 있는데
아침마다 찬송가를 펼쳐놓고 나를 기다려주시고
성경을 읽어드리면 바로 어머니 맘속에 들어와 때로는 따끔거리고 회개되고
때로는 기쁘고 뿌듯하고 좋은 말씀 붙잡고 기도하게 한다며
나날이 순해지시고 착해지시고 고맙다고 기뻐하시는데
그래서 나도 절로 아침마다 콧노래를 부르며 조반준비를 하게되는데......
..............두 분이 너무나 비교된다
그럴때마다 아버지 생각으로 마음이 무겁다
하여튼 ..........아버지 만나고 온 후 내가 몸살이 났다
온몸이 기운이 없고 무겁고 졸립다...우울증에 걸린것 같다
글쓰다보니 또 눈물이 난다
나 왜 이리 심약할까.....
아버지 때문에 속상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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