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경 5-3 과천산책 - 온온사, 향교, 자하동계곡 암각문.
과천에 30 여년을 살며 과천에 대해 꽤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여유를 가지고 자세히보니 모르는 것도 많음을 알았습니다
마침 과천시청에서 해설사와 함께하는 과천 유적탐방 기회가 있어서
여러코스중 온온사 코스를 택하여 과천의 문인들 십여명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꽃비내리는 온온사 벚꽃길 향교길 자하동계곡 암각문...
600여년 수령의 은행나무 회화나무에 연두빛 구름이 걸려 눈이 호사했습니다
그 내력과 자세한 사연들이 생각보다 훨씬 감동이라 나누고 싶었어요
온온사 가는 길은 과천역 7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요. 과천초등학교 맞은 편입니다
(위치 : 과천시 관악산길 58)
온온사가 절인줄 아는 분들이 있는데요. 절이 아닙니다
온온사는 조선시대 과천현의 관아에 부속된 객사의 정당 건물입니다.
객사는 각 고을에 설치하였던 관사(객사)로 지방을 여행하는 관리의 숙소 역할과 함께
궐패와 전패를 모셔 놓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향궐망배를 행하는 곳이었습니다.
온온사 입구 광경입니다.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고 동사무소도 있습니다.
과천의 객사는 인조27년(1649) 현감 여이홍이 객사 동헌을 건립하여 창건되고,
현종 7년(1666년) 남창조에 의해 객사 서헌이 건립되어
다른 지역의 객사보다 규모가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왕이 남행할 때에는 과천을 경유해야 했고, 왕이 묵어 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담밖의 나무들이 수령이 높아 키가크고 우거졌습니다
일행은 과천기행 해설사로부터 온온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온온사란 명칭을 갖게 된 것은 정조가 생부 사도세자의 원묘인 영우원을 수원 화산으로 옮긴 후
현륭원으로 고치고 이곳에 참배하기 위해 능행(1790.2.11)할 때
과천의 객사에 머물며 주위경관이 좋고 쉬어가기 편하다 하여 온온사(穩穩舍)란 현판을 내림으로써
이름을 갖게 되었어요. 이때 관아동헌에는 옛 별호인 부림을 따서 부림헌(富林軒)이란 현판도
친필로 쓰셔서 하사하였다고 합니다.
건물 내부의 중앙은 마루로 되어있고 양쪽으로 온돌방 침실이 있습니다
주위경관이 좋고 쉬어가기 편하다 하여 온온사(穩穩舍)란 현판을 내림으로써 이름을 갖게 되었답니다
온온사 마당 한쪽에 서있는 나무가 고즈넉하고 평온한 느낌을 줍니다
일제 강점기에 온온사는 일인들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의해 과천면의 청사로 사용하다
1932년 기존 건물을 헐고 원형을 변형하여 새로 짓고 사용되다가
1986.12.12 전라남도 승주군 낙안 객사의 형태를 참고로 하여 완전 해체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온온사 입구에 세워진 이 비석군은 본래
시흥군 과천면 관문리 홍천말 249-5의 도로변에 있던것을 옮겨온 것인데요
조선 정조6년(1782)에 건립된 현감 정동준의 비로부터 1928년에 세워진 변성환에 이르기까지
모두 15분의 비석이 보존되어 있기에, 과천현에 부임했던 역대 현감의 변화상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건립연대가 적혀있어서 당대의 비석의 형식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입니다
일행들은 비석들의 개성있는 모습들을 보며 글씨를 읽어보며 현감님 모습들을 상상해봅니다
비석 밭 옆의 600 여년 고목나무는 비석의 주인공들을 만나봤으리라 생각해봅니다.
고목의 몸체는 둘레가 얼마나 될까요 ... 5명이 손잡고 에워싸니 딱 인데요. 6.5 미터라고 합니다
다음 장소는 과천향교인데요 가는 길이 연두빛 봄이라 기분이 좋아집니다
벗꽃 만발한 동네를 지나며 여기저기 꽃잎들이 쌓인 것을 집어 저마다 기분 좋은 꽃비를 날려봅니다
꽃잎이 휘날리며 봄바람따라 우리들의 춘정도 둥둥 날려 봅니다
과천 향교에 도착했습니다. 3월~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17시까지 개방하고
11월부터 2월까지는 10시부터 16시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향교는 자하동길 18번지입니다. 과천역 7번출구에서 관악산 등산로 입구로 도보5분 거리입니다
향교 입구 홍살문 아래 서서 해설사의 주의사항을 듣습니다. 향교는 공자님을 비롯하여
25분 성현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라 교궁 안에서는 경건하게 참배하라는 말씀입니다
과천향교는 1398년(太祖 7) 창건하였고 1407년(太宗 7),1601년(宣祖 34),1639년(仁祖 17)중건하여
1736년(英祖 12)에는 문정공(文正公) 송시열(宋時烈)의 위패를 각각 봉안 종사 등
성현들의 위패가 모셔져있기도 합니다
과천현에 설립된 후 조선말기까지 지역 유림의 대표적인 교육공간으로 사용되었고
현재까지도 과천시, 광명시, 군포시, 안산시, 안양시, 의왕시, 시흥시 등
7개시의 유림들이 모여서 성현의 추모와 학문의 연구 및 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 명륜당은 조선시대 교육기관으로 조선 태조 7년(1398)에 창건되었으나
터가 좋지 않아 등과유생이 없다는 이유로 숙종 16년(1690)에 과천 서이면에서
현재의 터로 옮겨 지었고 교육기관으로서의 명맥을 유지, 지금도 왕성한 교육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명륜이란 인륜을 밝힌다는 뜻으로 성균관의 유생들이 이곳에서 글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대성전 뒤에 세워진 한양과는 달리 지방의 명륜당은 대성전 앞에 건립되어 있어요
향교 명륜당의 오래된 대청마루에 앉아보니 소학 사서삼경 글 읽고 붓글씨쓰며 사군자를 치던
당시 학동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글 읽는 소리가 들려 오는 듯 합니다.
제례 및 후학 양성교육은 유림들에게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하고 숭고한 임무이자 삶의 가치였습니다
아홉마리 용(구룡마을 이름 유래)이 승천할 때 한 마리 용이 良材川에 떨어져서 때를 기다린다하니
果川에서 지혜와 덕을 겸비한 인재가 배출되리라는 용의 승천설을 믿으며 후학들에게 축복을 기원합니다.
대문의 좌우는 지붕이 얕고 가운데는 높은데요
양쪽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문이고 가운데는 임금님 행차시에 사용하는 문이랍니다
이곳의 고목나무도 수백년을 한자리에서 지켜온 것인데 이런 고목나무가 5그루나 있다고 합니다
이곳 층계도 역시 양쪽은 일반인이 사용하며 오른쪽은 올라가는 층계, 왼쪽은 내려오는 층계인데요
가운데 층계는 양쪽보다 조금 넓으며 임금님 행차에만 사용하는 층계라고 합니다
우리는 쪽으로 나와 자하동 계곡의 암각화를 보러 길을 나섰습니다
관악산 계곡은 벚꽃의 낙화가 맑은 시냇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시내를 이루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벚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새하얀 낙화가 어디론가 흘러갑니다
암각화는 우리가 너무나 익히 잘 알고있는 길의 바위에 새겨져 있었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매번 그냥 지나쳤던 곳이었어요. 세상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말이 있지요
자하동천
비바람에 풍화되어 어렴풋하게 형체를 알 수 있는 바위의 조각된 글들을 만나볼 수 있다.
관악산 입구 왼쪽으로 당나라에서 돌아와 신라 개혁의 뜻을 이루지 못한 신라시대 최치원의 글이 새겨져있다.
당시 합천 가야산에서 세속을 잊고 은거했던 최치원선생은 경관이 빼어난 가야산 홍류동 농산정을 7언 절구시로 표현했다고 전한다.
해설사님의 자세한 설명으로 집중해서 경청하는 일행들
丹霞詩境(단하시경) 자하동의 빼어난 경치를 듯하는 말로 추사의 글씨체를 닮았습니다
紫霞同門 (자하동문) 과천에서 관악산을 오르는 계곡을 남자하동이라 하였는데
과천에서 가장 넓은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란 뜻으로 자하신위의 글씨랍니다
白雲山人紫霞洞天 .... 자하신위(1769-1847)의 글씨
題伽倻山牘書堂(제가야산독서당) 등은 최치원의 시로 합천 가야산의 풍경을 바라보며 세속의 일을 잊고 은거하고자 했던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암각자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송시열의 글씨로 19세기 전반 합천 해인사 근처에 각인되었고 과천지역의 유림에 의해 합천의 원본 탁본을 구하여 가야산 풍경 못지않은 관악산 초입에 새겨놓았다고 합니다
그 시문을 소개해봅니다
題伽倻山讀書堂 (제가야산독서당) 가야산 독서당에 쓰다
狂奔疊石吼重巒 (광분첩석후중만) 미친듯 바위에 부딪치며 산을 보고 포효하니
人語難分咫尺間 (인어난분지척간) 지척간의 사람 말도 알아듣기 어려워라.
常恐是非聲到耳 (상공시비성도이) 시비하는 소리가 귀에 들릴까 저어해서
故敎流水盡籠山 (고교류수진롱산) 일부러 물을 흘려보내 산을 감싸게 하였다네
崔致遠 『孤雲集』 권1 『동문선』권19
이로써 과천의 온온사, 향교, 그리고 관악산 자하동 계곡의 암각화를 모두 구경했습니다.
과천에 34년간 살았는데 이제야 자세히 알게되어 부끄럽기도 하지만 재미있기도 합니다
과천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제 생애의 가장 긴시간 동안에 살아온 곳이고 또한 현재까지
이사할 계획이 없어선지 이곳이 고향같이 생각되기도 해서 앞으로 종종 다녀보려고 합니다
성의껒 설명해주신 과천시청의 해설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계속
과천산책 해설 프로그램을 계속 소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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