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성공이 별건가

이예경 2016. 8. 11. 17:40

오늘도 찜통더위 ...최고 34도란다

시원하게 식사할 곳을 생각하다가

노인복지관식당에 갔다


언제나 활기가 느껴지는 곳

아는 분들을 몇 분 꼭 만나게 되는 곳

대화를 나눈 적은 없어도 낯익은 얼굴이 있는 곳


그래서 일반 식당보다 편하다

음식도 맘에 든다

옆에 앉으면 누구라도 말동무가 될 수 있다


오늘은 동태찌개가 나왔다

식사를 하면서 동태찌개를 좋아하시는 어머님 생각이 난다

전신마비로 물도 못삼키고 죽만 잡수신다 


옛날에 한창때 잘 지난 얘기가 무슨 소용인가

이 더위에 식당까지 올 수 있고 혼자 식사하실 수 있는

고령노인들이 너무나 대견하시다.


어머니는 걷기만 하셔도 성공인데

기저귀만 안 써도 성공인데

말씀만 제대로 하셔도 성공인데


이길 수 없는 세월이 장사다

가는 세월이 야속하다

누구도 세월의 흔적은 예외가 없을테니 더 야속하다


그래도 한술한술 힘들여 잡수시는 어머니

언제나 죽 한그릇 뚝딱, 사과 반개 뚝딱

잘 삼키시는 것도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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