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유혹과 절제

이예경 2015. 9. 18. 00:48

어느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의 학부형이 하학 시간에 학교 앞의 차 안에 앉아 창 밖으로 헤어 드라이어를 내놓고 지나가는 차들을 겨냥한다. 지나가는 차의 운전자들은 헤어 드라이어가 속도 감지기인 줄로 착각하고 속도를 줄인다. 속도 제한 표시판이 버젓이 있지만 운전자들은 자기가 가고싶은 속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우리의 일상은 매일 매일이 자제력과의 싸움인 경우가 많다. 하루 세끼 먹을 때는 과식과의 싸움이다. 아침에 자리에서 눈을 뜰 때, 조금 더, 조금 더 하면서 자는 것에서 부터, 자기 전에 해야 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잠을 청 하는 것 등이 모두 우리의 나약한 모습이다.

유혹에 덧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막아 보려고 인간은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 갖은 방법을 짜낸다.
작가 빅토르 위고는 소설 집필에 방해가 되는 외출을 못하도록 하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옷을 압수하게 하였고, 그리스 작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는 바다 요정 세이렌 자매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 부하들로 하여금 자신의 몸을 돛대에 밧줄로 묶고 귀를 밀납으로 막게 해서 유혹의 음악을 이겨낼 수 있었다. 19세기에 프랑스의 라투르가 발명한 위험 경보장치 사이렌 이라는 영어는 이 세이렌에서 유래했다.
뷔퐁 백작으로 불리던 작가는 하인에게 늦잠자는 자기를 침대에서 끌어내면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그 하인은 늦잠 자는 그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어 돈을 타 냈다고 한다. 작가 도스토옙스키는 도박 등으로 돈이 극도로 쪼들리자 출판업자와 책 계약을 하면서, 마감일 까지 글을 작성하지 못하면 집필료를 못받고 향후 9년간 자신의 모든 작품에 대한 출판 권리를 넘긴다는 등의 가혹한 실패 조항을 삽입해서 겨우 마감날짜에 글을 썻다고 한다.
심리학자 프로이트의 얘기는 더 애잔하다 그는 50년 동안 담배 피우면서 수없이 금연을 시도했으나 " 삶의 전쟁터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담배다." 라는 변명을 하면서 실패했다. 그는 말년에 구강암에 걸렸고 32차례의 수술후에 의사에게 편안하게 죽게해 달라고 간청했다.

딱 부러지게 자신을 억제할 수 있는 사람도 간혹 있겠으나 그런 사람도 정도의 문제이지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외부의 강제력을 동원해 자신을 제어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은 다음의 실험으로 입증된다. 댄 애리얼리는 학생들에게 리포트를 주면서 (1) 기한이 없는 경우 (2) 학생이 기한을 정하는 경우 (3) 교수가 기한을 정해 주는 경우 등의 선택을 하도록 했는데 (3)>(2)>(1) 순으로 성적이 좋았다고 한다. 다른 사람 얘기 할 것도 없이 나도 글을 얼마만에 써야겠다고 기한을 정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에게 계속 그럴싸한 이유를 말하면서 글 쓰기를 미룬다.

궁여지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위장 절제가 있다. 위장의 일부를 절제하여 열량 섭취를 제한 함으로서 체중을 감소시키겠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이 비만이 사회적인 큰 문제로 대두 된지가 오래 됐지만 한국에서도 요사이는 비만 젊은이들이 많이 보이는 것을 보면 남의 나라문제 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중세 때 7대 죄악으로 분류되던 것이 있다. 교만, 나태, 분노, 정욕, 탐식, 질투, 탐욕이 그것이다. 이중 교만과 질투를 뺀 것이 모두 자기 절제에 실패해 유혹에 넘어가는 것들이다. 특히 이중 탐식은 지금 온 나라를 강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방방곡곡 빼꼼하게 들어차 있는 음식점은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TV,인터넷 등에는 음식 얘기가 홍수를 이루고 있고 어떤 프로는 남자들만 나와서 음식을 가르치고 배우고 품평하면서 즐기고 있다. 탐식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제였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후 아담과 이브는 금지된 사과를 먹음으로 최초로 유혹에 무릎을 꿇은 선구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이 쓴《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는, 인간이 갖고있는 선과 악의 양면성, 유혹에 노출된 인간의 모습을 적라라하게 보여준다. 그는 낮에는 존경받는 의사이나 밤에는 됫골목에서 야비한 짓을 일삼는 불랑배인 것이다.
금융사기로 150년 형을 선고받은 버나드 메이도프의 아내는 " 우리가 존경하는 남편이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사기에 대한 고백으로 우리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다른 남자는 일생동안 제가 알고있던 사람이 아님니나" 라고 말했다.

억제와 절제는 거울에 의해서 증진 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무인 판매대 옆에 거울을 놓아두면 그렇지 않은 때 보다 사람들이 더 정직하게 대금을 지불한다고 한다. 다른 누가 보고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그것이 대금을 덜 내려는 유혹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친척, 친구,학교 교사는 우리를 비쳐주는 거울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계속 변명하면서 하지않는 것을 하게 만든다. 사회공동체도 알게 모르게 우리를 다듬어 간다. 사회의 평판은 우리의 인격을 자제력, 억제력을 통해 성숙시킨다. 공동체는 존경으로 보상하고 무관심으로 벌을 준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수 데이비드 홀트그레이브는 "행동을 바꾸고 오랫동안 그것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그 변화를 유지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라고 말했다. 우리의 계획을 주위에 알리는 것이 유혹을 물리치고 실행을 앞 당기는데 좋다. 결심을 만천하에 공표하고 자신의 빠져나갈 구멍을 스스로 차단해 놓으므로, 우리는 부끄로운 실패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을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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