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에 가족들과 홍천 오션월드에 놀러갔다
9시 개장시간 보다 일찍 갔는데 이미 젊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아이들 단체손님까지 북새통을 이루는데 모두들 기대에 차서 잔뜩 부풀어 있었다
입구에서는 무조건 입장객들 가방을 일일이 검사하니 공항검색대를 방불케한다
돗자리나 수박 참외 멜론등 껍질있는 과일, 음식은 반입금지라 일일이 조사를 한다
처음에 그것들 허용했다가 문제가 생겼기에 그런걸까...
이 넓은 곳을 그 많은 사람들이 맨발에 수영복 구명조끼 차림으로 몰려다니고 있었다
파도풀장이 매우 인기가 있었는데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이
티비에서 보았던 쓰나미 몰려오는 것과 비슷했다
사람들은 흥분해서 소리소리치며 물을 뒤집어쓰지 않으려고 뛰어오르지만
물을 안먹으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파도 풀장 한쪽에 있는 온탕은 항상 붐빈다. 온탕이 높은 곳에 있어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몸을 녹이면서 여유있게 쓰나미풀장을 감상하고 재밋다고 손뼉을 친다
앞에 보이는 방가로는 우리가 예약해서 하루 빌린 집이다
이런 방가로가 구석구석에 있어 쉬거나 모여앉아 쉴때에 편하다
이 방가로를 써야지 돗자리를 아무데나 깔면 금방 경비원이 쫒아와 철거명령을 내린다고 한다
종업원이 천명은 되지않을까 관리가 아주 잘되서 깨끗하고 쾌적하게 놀 수 있었다
풀장이 다양해서 어디든 골라 즐길 수 있다
왼쪽은 유수 풀장인데 여기서 온가족이 한참 놀았다. 입구에서 츄브를 하나씩 나누어주는데
아들과 함께 길고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내차례가 되자 나만 붙잡더니 연세가 몇이냐고 묻는다
55세인데요 했더니 그럼 뭔가 동의서에 싸인을 해야한다는거다
" 나 그런적 없는데요"... 했더니 종업원들이 자기들끼리 뭐라 뭐라 하더니 "그냥 들어가세요" 했다
위험한데 사고 생기면 자기들이 책임져야해서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니 물살이 제법 셌다. 동의서 운운 하던게 이해가 간다.
게다가 중간중간에서 파도를 만드느라 폭포수같이 물을 쏟아내는 통에
가슴까지 오던 물이 키를 넘어 갑자기 아주 급하고 높은 물살따라 오르다가 순식간에 슉 내려오게 되는거다
사람들은 마음에 각오를 하다가도 물만 만나면 통제가 안되서 그야말로 범벅이 되버린다
그걸 재미라고 사람들이 바글바글 ㅎ ㅎ 하여튼, 일행들을 놓치면 다시는 찾기가 어려워진다
나는 대충 맘놓고 있다가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놓치고 낙동강 오리알같이 혼자 둥둥 떠서 두어바퀴를 돌았다
어디선가 딸의 목소리가 들려눈이 마주치니 어찌어찌 가까이와서는
다시는 안 놓치겠다는 듯 입을 앙다물고 내 튜브의 손잡이를 꽉 잡았다
나는 안심하고 둥둥 떠서 몇바퀴를 도는 동안 사위랑 아들도 손자에 며느리까지
서로 붙잡아 츄브 몇개가 연결되니 같이 둥둥 떠오르고 같이 슈욱 내려가서 아주 재미있었다
물이 맘대로 파도치며 움직이니 내 의지로 방향을 잡고 가려하면 맘대로 되지않으나
기본적으로 몸이 튜브에 얹혀있어 의지를 버리고 다리도 들고
파도에 케세라세라 맡겨버리니 거센 파도가 들이닥쳐도 소용돌이가 와도 물도 안먹고 둥둥 잘 떠다녔다
문득 이 유수풀이 인생살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파도는 예기치않게 시도 때도 없이 지나가는데
안깐힘을 쓰며 이겨보려하지만 항상 내맘대로만 되는 건 아니었다
기고만장해서 얕볼 것도 아니고 무조건 남작 엎드려 숨죽인다고 잘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보통 사람들은 세파의 흐름을 거스리지말고 적당히 대비하고 대처하며 견디고 기다리는 때를 아는 것.....
그러면서 아마 열바퀴는 돌았나보다. 나중에는 힘을 살짝 빼니 스르륵 몸이 내려가 어깨까지 물속에 잠겼다
아 시원하다 그러고 있는데 아이들은 내가 일부러 그런줄 모르고 물에 빠진 줄 알았나보다
엄마가 이상해요 하는 딸의 목소리가 들리고 아들과 사위가 다가와 밖에 나가셔야겠다고 하니
남편이 애들더러 너희는 더 있어 내가 엄마랑 나갈게 하는 등 다급한 목소리 들이다
내가 하도 우스워서 하하하 웃었더니 남편이 정색을 하며 같이 나가자고 등을 떠밀었다
나중에 모두 하는 말이 내가 그때 말은 안하고 계속 웃어서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원, 웃지도 못하나?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그리고 알게된 것인데 이제 내 아이들이 나를 생각하는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들 나이가 40대에 이르렀건 직장에서 사장이던 중견사원이상이던
계속 내리사랑으로 품안의 자식으로 안아주려하며 염려하고 있지만
아이들 자신은 자기들이 더이상 부모님 보호아래있는 어린사람이 아니며
오히려 부모님을 자기들이 보호하고 돌봐야할 대상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저녁에는 손주들과 노래하고 아이들과 낮에 놀던 이야기 앞날의 이야기 등을 나누다보니 밤이 깊어갔다
베란다로 내다보이는 오션월드의 풍경이 아름답다
이런 첩첩 산중에 20층 콘도미니엄 빌딩을 여덟채나 짓고
여기저기 흥분되게 재미있는 각종 물놀이 풀장..... 넓은 오션월드를 건설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다 놀게 만들며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게
사업 구상을 한 사람들, 산을 부수고 파내어 건축 건설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구상을 했을까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추진력을 가졌을까
어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일까
그 대단한 분들 덕에 참 재미있게 놀았고
너무나 감사하단 생각을 하며 잠이 스르륵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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